남편살해 여성 66%
남편살해 여성 66%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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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수감자 대부분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호소

"가석방 재심 외부지원 치료 교정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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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여자교도소인 청주여자교도소. 남편을 살해한 죄로 수감 중인 여성들이 25%를 차지한다.

남편을 살해해 복역 중인 재소자의 경우 피학대 경험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범행이 지난 뒤에도 피학대 증후군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나 이들에 대한 교정 치료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무부 의뢰로 김영희 충북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 청주여자교도소 수형자 4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성 살인범의 특성, 범죄이유, 그리고 재활가능성'에 따르면, 남편 혹은 애인 살인죄로 수감 중인 249명 가운데 82.9%가 남성에게 학대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결혼 전에 남편이 폭력을 행사한 빈도를 물어본 결과 남편 살해 여성의 경우 매월 1회 이상이 66.6%를 차지해 여성들이 빈번히 폭력에 시달려왔음을 보여주었다.

남편이 경제적인 통제의 일환으로 돈을 주지 않은 적이 있는지 물어본 질문에는 41%가 '주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재소자의 건강상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물어본 질문에는 '문제가 많이 있었다'거나 '심하게 있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50%를 넘었다. 남편이 자녀에게 어느 정도 폭력을 휘둘렀는지에 대해서도 매월 1회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57.2%를 차지해 가정폭력이 만연한 상황에서 남편살해 범행이 발생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여성들은 수감 중에도 TV를 볼 때 유사한 장면이 나오거나 남편과 유사한 사람을 보면 불안을 느끼고, 폭력을 당하는 꿈을 꾸거나 잠을 못 자는가 하면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맞는 착각을 하는 등 '매 맞는 아내 증후군'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은 지난달 남편 살해 여성에 대한 첫 심신 미약 판결이 나오면서 정당방위 항변에 대한 증거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증세다.

여성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살펴보기 위한 설문조사에서 '고통스러웠던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자꾸 떠오른다''불안하다''신경이 날카롭다''슬프다''고민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여 잠들기가 어렵다''내 자신을 증오한다''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자주 생긴다'라고 응답했다.

이 밖에 여성들은 출소 후 전과경력과 경제적인 생활, 가족의 반응이나 사회생활에 대한 적응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연구에 응한 남편 혹은 애인 살해 수감자들은 초범 비율이 88.5%로 매우 높았고, 평균 연령이 41.6세, 가족관계에서도 본인이 낳은 자녀 수가 평균 2.07명이었다. 출소 후 가족관계를 제외한 사회적 지지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영희 교수 연구팀은 "사회로부터의 단순한 격리로서의 구금이나 노역 유치, 기술 훈련만으로는 수형 과정이 이들에게 진정한 교정이나 재활 과정이 되기 어렵다"며 "정밀한 심리 검사와 정신 건강 진단에 기초한 개인적, 집단적 치료 프로그램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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