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번개처럼 엄습하고, 사랑은 마치 소나기처럼 지나간다. 그리고 인생은 또다시 하늘처럼 잠잠해지나니. 그러다 예전처럼 되풀이되고. 우리는 구름을 기억이나 할까?' -모파상

문제는 영혼을 뒤흔들 만한 번개는 인생을 통틀어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이며 소나기처럼 시원하게 내리꽂혀서 흠뻑 적실 사랑 대신 오락가락 감질나는 비구름만 흔하다는 것이다.

사랑은 양파 까기…공기 중에 날아가 버리는 휘발성 화학입자의 자극으로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사랑은 동화책 찢어 버리기…공주님과 왕자님은 서로 지지고 볶으면서 애들도 낳고 러닝셔츠가 너덜너덜 구멍이 나도록 살았답니다. 사랑은 가격표…호가 매가 원하는 가격과 부르는 가격이 틀려 시장경제에 맡기다 보니 외모산업만 배가 부르다. 배고픈 여남들은 빈대떡이나 부쳐 먹는 대신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다단계 거미줄에 걸려듦! 사랑은 뭐니뭐니 해도 자뻑 자가발전 자진억류 자진포박이지. 사랑은 우체통…늘 보내고 받고 그럼에도 발신 수신 줄긋기가 안 되거나 영영 수취인 불명…그래도 널 사랑한다고 내용증명을 하고 싶어진다.

사랑은 은장도… 주위를 몽땅 배신하고 자명고를 찢어야 한다? 오호라∼그건 오래된 가부장 개그지. 역시 얼마 전까지는 '나를 범하려거든 차라리 내가 목숨을 끊겠어'가 이렇게 바뀌었다지. '네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내 손에 죽으리라'로.

동백꽃…생생한 목숨이 건듯 바람에 꽃대가 똑 떨어진다. 사그라지지 않은 정염이 어려있다. 심장이 흘린 핏물 콧물 눈물 얼음 봄눈 녹은 물…다시 심장에 스미다. 반지의 제물…다이아몬드 반지 끼고 꽃방석에서 울거나 구리반지 끼고 옥탑 방에서 울거나. 불 꺼진 창, 쉿! 어둠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고 있다. 가없는 세상에서 눈맞은 링감(남근)과 요니(자궁)의 뭉클거리는 피안의 꿈. 찰나에서 불멸까지 출렁다리를 건너는 것. 인드라의 그물망에 달린 크리스털에 서로 벗은 영육이 비쳐 보인다.

그러므로 사랑을 입에 올리는 자 속이지 말라. 사랑은 홍합탕. 여자한테 조개들이라고 하지 마소. 수놈은 누리 팅팅 암놈은 발그레 족족.

사랑? 당근 유통기한 있지. 기한 지나면 치명적 독성물질로 변하기도 한다. 사랑은 눈깔사탕…깨문 자리 이가 아프고 살살 굴려가며 녹여 먹자니 감질나고 꿀꺽하면 목에 걸린다. 사랑은 곱창구이…타들어 가는 애간장을 지지고 볶아서 느끼하게 미끈둥 기름 뚝뚝…지글거릴 때 소주를 확 뿌리면 불꽃이 활활 타오르며 불꽃놀이 안주가 된다. '사랑을 먹고 싶으면 장에서 사랑 씨를 구해다가 땅을 갈아서 씨를 뿌리고 한철을 키워서 사랑이 자라면 밀가루와 잘 버무려서 맛나게 부쳐 먹는다네'. 경허 선사의 말에 사랑 대신 '파전'을 넣어 보라. 먹는 것도 이러해서 입으로 들어올진대 사랑의 통정(通情)에 간절하라. 정성을 다하라.

이유명호 /

이유명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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