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판 여성리더 배우 박정자 연출가 한태숙 아동극 첫 도전

정동극장 개관 10주년 기념공연으로 4월 15일부터 한 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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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으로 아동극에 첫 도전하는 연출가 한태숙(왼쪽)씨와 배우 박정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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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가 아닌 진짜 할머니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결의를 다진 박정자씨는 이 작품에 특별한 분장 없이 출연한다.

“내가 한태숙씨한테 권유했어요. 음침하고 사람 물 속에 빠뜨리는 그런 연극 그만하고 유쾌하고 즐거운 작품 한번 해보자고요”(배우 박정자)

연극계의 여성리더, 배우 박정자(63)씨와 연출가 한태숙(53)씨가 처음으로 아동극에 도전한다. 정동극장 개관 10주년 기념공연으로 4월 15일부터 5월 15일까지 한 달간 공연될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이 이들의 도전작품이다.

이 작품은 여성예술인들이 총출동해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작과 예술감독을 맡은 김숙희 어린이문화예술학교 대표와 공연을 지원하는 서포터로 최태지 정동극장장도 가세했기 때문이다. 작품의 뼈대가 되는 원작동화 '우당탕탕, 할머니 귀가 커졌어요' 역시 독일의 유명한 동화작가 엘리자베트 슈티메르트의 작품이다.

특히 '레이디 맥베스' '배장화 배홍련' '꼽추, 리차드 3세' 등 진지하고 심각한 무대만 만들어온 한씨가 아동극을 연출한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졌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워낙 아이들을 좋아한다. 배우나 스태프가 연습실에 아이를 데리고 오면 등에 업고 연습을 한 적도 있다”면서 “'라이온 킹'처럼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그는 이와 더불어 “공연을 보는 동안 아이들이 보여줄 기상천외한 반응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처음으로 아동극에 출연하게 된 박정자씨는 “이 작품은 내가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이라면서 “연기가 아닌 진짜 할머니의 모습으로 무대에 서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박씨는 자연스러운 할머니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번 무대에 노메이크업으로 등장한다.

제작과 예술감독을 맡은 김 대표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 박정자와 연출가 한태숙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면서 “쪽찐 머리를 한 할머니는 이제 없다. 현대적 상황에 맞는 할머니가 작품에 등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우당탕탕 할머니의 방'은 홀로 사는 할머니가 위층에 이사온 아이들이 시끄럽다며 야단을 치는 데서 시작한다. 변기 물 내리는 소리에도 화를 내는 할머니 때문에 아이들은 걷는 것도 조심하게 되고 점점 조용해지는 위층에 귀를 기울이는 할머니는 점점 귀가 커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연출가 한씨는 이번 작품을 위해 “환상적이고 입체적인 무대를 위해 회전무대를 사용하고 기존 인형극에서 쓰던 것과는 달리 사실적 느낌의 인형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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