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이 변하고 있다” 평가에 고무

신문발전위와 언론균형발전 모색 공조

선진국형 저널리즘 스쿨 기초 다질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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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생활 40여년의 이력을 가진 정남기 언론재단 이사장. 1월 취임하자마자 언론재단의 각종 사업을 점검·평가하는 태스크포스팀을 꾸리는 등 언론재단의 변혁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14일 한국언론재단 15층 이사장실에서 정남기(62) 신임 이사장을 만난 날은 마침 그가 이사장으로 선임된 지 정확히 2개월째 되는 날이었다. 1월 새 이사진 구성 후 언론재단은 사업 전반에 대한 활발한 재검토 작업과 직원들의 분위기 쇄신 노력 등으로 “언론재단이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있다”는 외부의 긍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그동안 정 이사장은 중앙·지역, 주류·비주류,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다양한 언론사들을 시찰하고, 현장에서의 애로점을 경청해 왔다. 그 결과 현재 우리 사회 다양한 언론들의 균형발전이 필요함을 절감했다.

다음은 정남기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언론재단의 대표적 역점 사업이 궁금하다.

우리나라처럼 언론인을 채용하는 방식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소위 '언론고시'라고, 입시시험 같은 시험을 치르게 한 뒤 무조건 기자가 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그래서 정부 학계 언론계 등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해 선진국과 같은 저널리즘 스쿨을 만들 기반을 다져놓고 싶다. 지난 2월 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여대와 산학협동 강좌를 개설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신문법(신문등의 자유와기능보장에관한법률)에 포함된 신문발전위원회가 설립될 경우, 언론재단의 기존 업무와 중복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한 국가에 두 개의 언론재단이 있는 꼴이면 이중투자 가능성도 있고 국민이 납득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아직 시행령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고, 기획예산처가 예산 운용을 엄밀히 하겠지만, 국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합리적 조정을 위해서라면 법을 일부 손질(개정)하는 것도 불가피할 것이다. 기금운용 언론사업은 쌓여온 노하우가 있는 만큼 기존대로 언론재단이 계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신문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렇다. 상상 외로 크더라. IT 강국이라 인쇄매체가 아닌 컴퓨터에서 연속적으로 뉴스를 접하는 한국의 특수한 현실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일부에선 신문 하나 더 보기 운동이나, 보수층은 진보 성향의 신문을, 진보층은 보수 성향의 신문을 하나 더 구독해 양극화된 여론을 중화시켜 보자는 기발한 제안도 한다. 이젠 땜질식의 처방을 탈피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앞으로 언론재단의 중요 연구과제다”

-지역신문발전특별법에 의해 문화관광부 위탁 업무로 언론재단 안에'지역신문지원팀'이 려진 것으로 안다.

“지역신문이 자멸하면 중앙언론의 불균형한 독점체제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250억원 규모의 이번 지역신문 지원이 일부의 냉소적 지적처럼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이 되거나 '분열과 약화를 부채질하는' 역효과를 내지 않도록 고심 중이다”

-이번 이사진에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안다. 언론재단에도 여성할당이 필요하지 않을까.

“예전에 동학농민혁명특별법에 따른 명예회복심의위원회를 구성할 때 여성이 한 명이라도 있어야할 것 같아 연합뉴스 후배를 추천한 적이 있다. 진보적 여성운동에 찬성하고 공감도 하나 너무 여성들만의 네트워킹을 고집해 폭을 좁히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 호주제도 폐지됐으니 남성과 같이 보조를 맞추는 데 더 신경을 써야하지 않겠는가. 언론재단 이사진 구성도 그렇다. 후보군에 스스로 뚫고 들어오는 적극적인 여성 언론인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이젠 '여성'이라는 것만으로도 남성보다 더 유리하게 강점을 가지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정남기 이사장은 72년 '합동통신'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 해직당하고 2년여를 '동네 구멍가게 주인'으로 살다 '전자시보'에서 편집국장까지 하며 밤낮 없이 매진, 현재의 '전자신문'의 기틀을 닦았다. 88년 '연합통신'(현 연합뉴스)으로 복직해 편집부장, 논설위원 실장, 동북아정보문화센터 이사를 역임했다.

글=박이은경 편집국장pleun@

사진=이기태 기자 lee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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