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3형제를 이쁜이 3형제로!
못난이 3형제를 이쁜이 3형제로!
  • 여성신문
  • 승인 2005.05.12 16:29
  • 수정 2005-05-12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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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녀를 만난 건 3년 전이다.



우리 집 우유를 배달하고 있는 그녀는 산타클로스처럼 빈 주머니에 우유만 살짝 놔두고 사라지곤 한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가끔 만날 수 있다.



새벽 3시부터 우유배달을 시작한다는 그녀를 나 역시 첫 비행기를 타고 지방에 가야하는 날이면 새벽 산에 가면서 그녀와 '번개팅'을 하는 것이다.



어쩌다 그녀를 만나게 되는 날이면 나는 우와…뜻밖의 행운∼절대 놓칠 순 없지! 이렇게 생각하고 그녀를 덥석 붙잡는다.



그리고 거의 '포획'하듯이 그녀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온다. 뜨거운 우유 한 잔 혹은 재스민 차 한 잔으로 그녀를 유혹하는 것이다.



유혹의 첫 프로그램은 그녀의 가슴 클릭하기!



나의 무차별 질문이 시작된다. 이렇게 일찍 일을 하려면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나세요? 가족은 누구누구예요? 어디 사세요? 그 전에는 무엇을 하셨나요? 그녀의 두 뺨은 핑크빛으로 살짝 물든다.



어머나…저에게 궁금증을 가져주신 분도 세상에 다 있네? 이런 질문은 또 처음이에요!



수줍어하며 그녀가 뜨문뜨문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래서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며칠 전엔 그녀가 나에게 편지를 써넣고 갔다. 지가 복이 터졌어유!



이렇게 시작된 그녀의 편지는 나를 통째로 뒤흔들었다.



그녀의 남편은 얼마 전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쳤다. 그 이후 아직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엔 슬펐지만 이제 그녀는 감사해 한다. 일은 못 해도, 돈은 못 벌어도 어찌나 감사한지 몰라유. 남편이 이뻐 죽겄어유!



죽지 않고 살아 준 것이 대견하고 신통방통하다는 것이다.



그랬구나…열심히 일하는 그녀에게 또다시 운명의 여신은 한바탕 회오리를 날렸구나…아, 가엾어라…그래도 방긋방긋 웃으며 편지까지 써놓은 그녀가 예뻤다. 기특했다. 두 발에 헬리콥터를 달고 다니는 듯 그녀는 날마다 날아다닌다. 우유 배달이 끝나면 파출부 일을 한다고 했다.



돈이사 아무나 벌믄 워떤가유? 그저 살아만 있어서 함께 살 수 있다면 그것 이상 암것두 안 바라는구만유.



나는 그녀를 보면서 생각했다.



인생에는 '못난이' 3형제와 '이쁜이' 3형제가 있다.



이쁜이 3형제는 희망, 웃음, 노력!



우리는 항상 후회하고 걱정하면서 인생을 포기해 버린다.



그러나 뒤돌아보지 말자. 인생은 자동차가 아니다. 백미러가 없다. 어리석은 사람은 뒤를 보지만 현명한 사람은 앞만 보고 달린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누구나 실수한다. 그러나 똑같은 실수만 하지 않으면 되는 것. 그리고 걱정 역시 불필요한 인생의 낭비품목이다. 우리가 하는 걱정의 40%는 이미 지나간 일, 35%는 앞으로 발생하지도 않을 일, 12%는 남의 시선을 의식한 걱정, 나머지는 건강에 대한 걱정이라고 미국 종교학자 C 앨리스는 설파했다.



그렇다. 어떤 순간에도 희망을 가지고 웃으면서 노력한다면 불가능은 없다.



못난이 3형제를 이쁜이 3형제로 바꿔버린 우유아줌마. 그녀를 보면서 나는 새벽마다 희망의 에너지를 마음껏 호흡한다. 희망의 에너지를 깊이 호흡하면 나는 어느새 초록색으로 물든다. 초록색 인간 세상을 향해 출동!









최윤희 /방송인, 칼럼니스트 babozang@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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