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익히기부터 음악, 미술, 과학, 수학까지 동화책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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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한솔교육

분당에 거주하는 김세원(33)씨는 요즘 아이 문제로 한창 고민 중이다. 올해 여섯 살된 아들 준형이의 교육 때문이다. 이웃에 사는 준형이 또래 아이들은 대부분 동네에 위치한 사설 유치원이나 YMCA에서 운영하는 빈스쿨을 다닌다.

하지만 김씨는 한 달에 최소 30만원에서 50만원 이상 드는 비용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차에 인터넷을 통해 품앗이 동화교육을 알게 됐다. 김씨는 4∼7세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엄마들이 모여 동화교재 개발도 하고 정보도 나누는 품앗이사이트를 통해 자신감을 얻어 아이에게 동화교육을 시작했다.

김씨는 “한 달 유치원 값이면 질 좋은 동화책 시리즈를 구입할 수 있고 아이와 함께 즐겁게 노는 듯이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동화책 품앗이, 학습지 형태 동화책까지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

저렴한 비용으로 교재를 구입해 창의성,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동화를 통한 교육이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중에는 직접 교재를 만들고 서로 돌려보며 '동화 품앗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잠실에 사는 주부 이지연(32)씨는 A사이트의 동화품앗이 카페에 가입했다. 다른 회원들이 올려놓은 동화자료를 이용해 다섯 살 된 딸 지혜에게 동화도 읽어주고 문제은행으로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도 갖고 있다.

이씨는 “동화책을 읽어주면 아이가 궁금한 내용이나 자신의 의견을 많이 이야기한다”면서 “동화책을 함께 보기 시작한 이후로 아이의 표현력이나 창의력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시내 구립도서관에서 동화를 통한 독서지도 및 교재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송재훈씨는 “학교교육은 창의력을 제한하지만 짧은 글과 그림으로 이뤄진 동화는 행간의 여백이 많아 아이들이 상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동화교육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동화가 유아교육에 있어서 좋은 교재로 각광받으면서 다양한 형태의 동화책들이 선보이고 있다. 동화를 통해 글을 익히는 것은 물론이고 미술과 음악 같은 창의력을 키우는 교재는 일반적일 정도다.

웅진닷컴에서 나온 '웅진 클래식 음악동화'는 100곡의 클래식 음악을 설명하는 100편의 동화를 곁들여 동화와 클래식 음악 감상을 동시에 가능케 했다.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졌던 클래식음악에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해 아이들의 예술적 감수성 발달에 도움을 준다.

최근에는 수리능력과 과학적 탐구능력까지 높이는 책들도 많이 등장했다. 내지에 입체조형물을 넣거나 만지면 촉감을 느낄 수 있도록 사물재료를 사용한 것은 기본이다.

동화책 형태의 영유아용 학습지까지 등장했다. 한국삐아제가 벨기에 아베도브(Averdobe)사와 손잡고 만든 도피도(dopido)는 월별 주제에 맞는 동화와 멀티미디어 교재로 구성돼있으며 학습계획표에 따라 매달 배달되는 영유아용 동화 잡지다.

만 두 살인 아들 동하에게 유아용 동화잡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박수현씨는 “아이가 동화책에서 본 사물에 흥미를 보이며 만지거나 찾는다. 책과 동영상이나 음악CD를 함께 보여주니 지겨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가 선택하고 부모가 읽어주는 학습형태가 가장 좋아”

이화여대 유아교육학과 이기숙 교수는 “동화를 통한 영유아 교육은 매우 바람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사서 엄마가 읽어주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아이가 글을 알더라도 문장을 이해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같은 동화책을 엄마가 반복적으로 읽어주면서 문장이 설명하는 상황을 아이가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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