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보다 '일 중심' 사고로 직원들 인화에 실패

미 경제계 “여성기업인 편견 없는 실적부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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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도로 출발해 정보기술(IT) 업계에 입성, HP 최고경영자(CEO)가 되기까지 불세출의 성공드라마를 이끈 칼리 피오리나. 여성 기업인의 살아있는 신화였던 그가 주가하락의 책임을 지고 결국 CEO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사회의 요구로 피오리나가 퇴임을 발표한 지난 9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HP의 주가는 단 하루 동안 무려 10%나 급등했다.

피오리나의 경영능력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이렇듯 냉정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문제가 앞으로 여성의 경제계 진출과 사회 경쟁에 미칠 파장에 대해 조심스런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달라스모닝뉴스지에 따르면 금융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업체인 벡터스지의 시드니 스미스 힉스 대표는 “피오리나는 당초의 이사회 기대와 달리 IT업계의 불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저조한 실적을 냈다”며 “이사회가 그에게 다른 경영전략을 요구했을 때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오리나의 경영실패를 업무와 경영스타일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여성의 자아 찾기와 성공전략'의 저자인 로나 리첸버그는 “피오리나가 저지른 실수는 '관계 중심'이 아니라 남성들과 똑같은 '일 중심'의 경영관리 전략을 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피오리나가 컴팩을 인수해 놓고서도 왜 성공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 “큰 규모의 인수 합병일수록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했는데 그는 결국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의견은 인수 합병된 컴팩의 관리직 여성들로부터도 제기됐다.

이니스의 캐럴 이니스 CEO는 “컴팩의 관리직 여성들은 합병 이후 단 한번도 피오리나로부터 HP본사와 관련된 내방을 제의 받은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여성 CEO는 8명. 이들이 이끈 기업은 지난 2년간 평균 53.7%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했다. 이는 대형주 중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수익률 37.7%보다 높은 수치이다.

칼리 피오리나의 불명예스런 퇴진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야심에 찬 여성들에게 다소 그늘을 남겼다. 그러나 미국 경제계는 최근 육아휴직을 끝내고 돌아온 브렌다 반즈가 유명 제과업체 새러리의 CEO로 발탁되면서 여성 진출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할 기업인을 맞게 됐다.

박윤주 객원기자

yoonju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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