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잘함·잘함·보통·노력 요함' 4단계 평가

일제고사의 수우미양가 성적표 사실상 부활

학력부진학생 학교 책임제 실시

서울시 교육청이 발표한 '서울학생 학력신장 방안'으로 인해 서울시 초등학교 3학년 이상 학생들은 올 9월 2학기부터 기초학력평가를 받게 된다. 이에따라 현재 초등학생들은 시험은 보지만 성적표로 남기지 않는 평가원칙이 깨지고, 수행평가 이외에 학력평가 시험 점수가 성적표에 표기된다. 이로 인해 현재 대부분의 학교에서 서술형으로 하고 있는 학업성취 결과 통지 방법은 '매우 잘함, 잘함, 보통, 노력 요함' 등의 단계별 성적평가 통지로 바뀐다. 따라서 이는 과거 일제고사식의 평가방식에서 한층 발전한 방식이라고 서울시 교육청은 주장한다.

또한 서울시 교육청은 '기초학습 부진학생 제로운동'을 벌여 기초학력평가에서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읽기·쓰기·셈하기 능력에 도달하지 못하는 기초학습 부진학생은 담임교사와 전담 강사를 이용하여 학교에서 책임 지도를 실시하도록 했다.

이번 학력평가에 대해 서울시는 '학업성취도평가'로 평가 방법과 표기에 대해 학교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전교조는 '일제고사 부활'이며 전인교육의 후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이 말하는 자율적 시간은 교육청이 허락한 기간 내에 실시하는 것일 뿐 아니라, 공평성을 이유로 많은 학교가 같은 문항을 같은 시간에 일률적으로 실시해 사실상의 일제고사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번 방안의 결과는 과거와 같이 사교육 현장에 아이들을 몰아넣게 되고 교육이 상품화될 것이라는 사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 전교조 측의 설명이다.

일제고사와 '수우미양가' 방식의 성적표는 96년 유인종 2·3대 교육감에 의해 폐지되었다. 이에 따라 초등학생에 대한 평가는 학습과제 수행 과정에 대한 꾸준한 평가가 강조되는 수행평가로 바뀌었으며, 97년 서울에서 시작한 수행평가가 99년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학부모들의 초등학교 아이들의 기초학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와 무성의한 교사들의 평가에 대한 불만도 존재했다. 2004년 8월 제4대 교육감으로 당선된 공정택 교육감은 '현행 교육정책이 인성과 특기 적성에 치우친 것을 문제삼고 학교 성적을 올리는 데 역점을 두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교육감에 당선되었다. 결국 공 교육감은 자신의 공약을 이행한 것이다.

정명희 기자 ANTIGON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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