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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마다 새해 슬로건을 만든다.

앞으로 일 년 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압축된 희망을 큰 글자로 써서 방문에 붙여놓고 수첩에도 넣고 다니면서 수시로 확인을 한다. 그럴 때마다 내 몸 속에는 '매직파워'가

'새롭게' 출렁거린다. 나는 올해 슬로건을 다음과 같이 정했다.

'3자랑 놀면 8자가 달라진다!'

난데없이 웬 3자?

내가 2005년 죽기살기로 함께 동거할 3자는 바로 '뛰자, 빼자, 끊자!'이다. 순자, 영자, 정자와는 전혀 다른 나의 친구 3자.

그 급수가 공자, 맹자, 장자랑 거의 같은 반열에 오른 3자다.

뛰자…는 지난해보다 두 배로 더 열심히 일하기, 운동도 '따따블'로 하기.

빼자…는 다이어트를 말한다 육체의 다이어트도 중요하지만 정신의 다이어트도 필수다. 불필요한 욕심은 인생의 삼겹살이다. 품질 나쁜 '고칼로리 저단백'은 빨리 빼내야 한다.

끊자…는 나쁜 습관, 나쁜 에너지들. 담배, 술보다 더 나쁜 것들은 마이너스 에너지다. 우리가 사는 집 혹은 아파트도 10여년 지나면 보수공사를 해야 한다. 어딘가 물이 새고 페인트가 벗겨진다. 여기저기 곰팡이도 송송 피어있다.

우리도 이 세상에 태어난 지 최소한 30세는 넘었다.

그렇다면 모두 다 30년 이상 사용한 것이다. 우리들 정신 어딘가 물이 새고 페인트도 벗겨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곰팡이는 얼마나 유치찬란하게 피어나 있을까.

며칠 전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며 전화를 한 남자는 49세였다.

아내랑 두 아이 키우며 행복했던 그는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고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었다. 여기저기 기웃거렸지만 재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을 때 아내가 말했다.

여보, 우리 김밥집 할까? 내가 음식 만드는 거 좋아하니까 당신이 재료만 사다줘. 그럼 우리 아파트에서 제일 맛있는 김밥집으로 성공해 볼게. 아내의 말 한 마디가 그를 다시 일어나게 했다.

절망의 '헌 해'를 보내고 희망찬 '새 해'를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나에게 김밥집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렇다. '말 한 마디'가 희망이 될 수 있다. 사람을 일으켜 세우기도 하고 폭삭 무너뜨리기도 한다. 우리 만나는 사람에게 희망이 되어주자. 누군가의 인생에 '짝짝짝' 박수를 쳐주자. 용기를 '분양'해 주는 멋진 사람이 되자.

최윤희 /

방송인, 칼럼니스트 babozang@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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