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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생들이 수학이나 과학 분야에서 높은 성취도를 보인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것은 국제 올림피아드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보통 올림피아드 성적은 출전 학생들이 이 분야에 얼마나 흥미를 느끼고 좋아하는가에 비례한다. 그러나 유독 우수한 성적을 올린 우리나라 학생은 대부분 수학이나 과학에 흥미가 없다는 응답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적에는 흥미와 열정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 국제 올림피아드 수상 소식이 들려와도 마음 한편이 무겁다.

수학·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낸 과학자들의 어린 시절을 보면 과학이 어려서부터 탁월한 소질을 보이는 천재들의 전유물이 아닌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오히려 정규교육조차 받지 못하고도 탁월한 업적을 올린 사례가 흔하다. 프랙탈 이론의 아버지로 불리는 20세기 최고의 수학자 만델브로트는 알파벳도, 구구단도 배운 적이 없었다. 그는 어린 시절을 회상할 때 가장 강하게 기억되는 것은 마룻바닥에 깔린 카펫의 기하학적 문양이라고 한다. 프랙탈 기하학에서 보이는 여러 가지 형태에서 카펫의 문양이 떠오르는 것이 단순한 우연은 아닌가 보다. 사람마다 자란 배경과 과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는 모두 각각이지만 성공한 과학자의 어린 시절을 관통하는 한 가지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호기심으로 가득 찬 마음과 하고자 하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이다.

영재교육원 입학을 위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시기이다. 얼마 전 한 영재교육원 원서접수처에서 혹시 빠뜨린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시려왔다. 누가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는가. 내 아이에 관한 한 한없이 약해지는 것이 내가 아는 어머니의 모습이다.

진정 내 아이가 창의력 있는 인재로 자라길 원한다면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학원과 학교, 여기에 영재교육원으로 아이를 그의 머리 속에 있는 틀 안에 가두고 있지는 않은지. 호기심과 열정을 잃어버린 박제된 아이로 키우고 있지는 않은지. 용기를 내어 지금까지 손아귀가 아프도록 꼭 잡고 있는 아이의 손을 조금 놓아주면 어떨까. 내 아이가 꽁꽁 묶인 어깨 위의 작은 날개를 펼쳐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그 예쁜 마음이 호기심과 열정으로 채워질 수 있도록.

조은희/조선대학교 과학교육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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