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재단의 지원을 받은 본지 기획연재 '한국 사회를 변화시킨 여성리더들' 시리즈를 마치며 여성운동에서의 여성 리더십과 시민운동 전체에서 특화된 여성 리더십의 평가, 그리고 그 공익적 가치와 비전을 조형 이화리더십개발원 원장과 박상필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에게서 듣는다.

“소수 '성공 여성'서 다수로 진입”

여성주의 리더십이 평등·평화·상생의 '대안'

-조형 이화여대 리더십개발원 원장

~a5-1.jpg

“소수, 성공, 여성의 확대 재생산이 아니라 다수의 진정한 여성 리더를 발굴·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화여대 리더십개발원의 조형(60·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원장이 말하는 여성주의 리더십의 기본 조건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포용성, 보살핌, 관계성, 감수성, 유연성 등을 특징으로 하는 여성적 리더십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성공한 여성 리더들이 보여준 '모성성'에 기인한 여성적 리더십과 함께 정보화 시대가 됨에 따라 여성적 감성, 꼼꼼함, 성실성, 투명성 등이 강점으로 부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성(sex)에 근거한 여성 리더의 리더십, 젠더(gender) 이념형에 근거한 여성적 리더십, 페미니즘 가치에 근거한 여성주의 리더십'의 세 가지 측면에서 여성 리더십 개념을 연구·분석해온 조 원장은 “여성적 리더십에 대한 관심의 부각은 조직 안에서 추구하는 목표 성취에 유용한 것으로 인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한다. 하지만 그는 “여성적 리더십 확대가 결과적으로 여성들에게 리더가 되는 기회 증대의 효과가 있는지 검증절차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여성들에게 환상만 심어주기 십상이라는 의견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여성주의 가치관과 도덕성의 비전을 갖고 있는 여성주의적 리더십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 원장은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대안으로 여성주의가 대두되었듯이 여성주의 리더의 궁극적 임무는 조직과 사회 구조, 그리고 규범문화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여성주의 리더십의 가장 큰 미덕으로 '대안성'을 꼽았다. “평등과 평화적 상생을 지향하는 여성주의 비전을 가진 리더는 수평적이고 공동체적인 조직을 만들 것이며 권력의 분산과 구성원 개개인의 존중과 참여가 곧 조직 특성이 될 것”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그는 “여성주의 리더십이 정착된다면 리더십 역량이나 리더십의 효과에 대한 평가 방식도 달라질 것”이라며 “여성주의적 시각과 감수성이 리더십 역량의 질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며 서로 협력하고 지지하며 상호 영향력을 발휘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가치를 여성적 가치로 재구성”

공적활동 정당성 위해 연고·권위·속도주의 버려야

-박상필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

~a5-2.jpg

“한국의 여성시민운동은 90년대 이후 돈과 사람, 지지층, 언론의 관심 등 일정한 자원을 갖게 됐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 전반에 여성의 영향력이 확대된 거죠”

박상필(44·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는 87년 이후 시민사회의 변화를 'NGO혁명'이라 정의한다. 한국의 여성운동도 이 흐름과 함께 해왔다.

“여성들이 동원에서 해방돼 자기 존재 인식을 갖게 된 것도 여성시민운동의 성과입니다. 성매매방지법만 해도 성과 몸의 상품화를 제도로 막은 것인데, 이는 여성만이 아닌 자본주의에 대한 방어죠”

박 교수의 지적에 따르면 90년대 이후 한국의 시민사회에는 정부, 통치의 개념이 아닌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인 '거버넌스'가 등장했다. 이로써 시민사회단체가 정부에 국한됐던 공적 권위를 일정 부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기구와 시장 안에선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어렵지만 시민사회는 사회적 약자가 리더십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사람과 그의 리더십을 키우는 곳이 시민사회죠”

박 교수는 “노무현 정부에서 탄생한 4명의 여성 장관 가운데 2명이 시민사회 활동가 출신”이라며 “이제는 기존의 가치를 여성적 가치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이는 '여성의 권리' 한 구절을 책에 넣는 것이 아니라 여성의 평등과 잠재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을 다시 만드는 것이다.

“시민사회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은 사회정의감, 인격과 열정, 민주적 사고, 조정과 협력, 전문성과 판단력입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선진국을 앞서지만 사회와 시장 영역의 민주화가 늦게 이뤄져 시민사회도 그 영향을 받아 모든 시민단체 안에 국가가 가진 통제, 명령, 관료화 등의 요소가 있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그는 “연고주의, 권위주의, 속도주의 등의 폐해를 시민사회 또한 안고 있다”며 “시민사회가 자기정당성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필 교수는 98년 '시민단체의 자주성과 공익활동 능력'이란 주제로 한국에서 NGO 관련 첫 박사논문을 썼다. 현재 한국 NGO학회 이사, 참여연대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