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노동과 손맛으로 살려온 대표적인 한국전통음식인 김치는 여성의 사회 진출과 함께 공공의 먹을거리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웰빙시대를 맞아 가사노동 가치를 살려 몸에 좋은 음식으로 김치를 연구·개발·판매해 성공한 여성 사장이 많다. 이에 전통음식도 살리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두 여성 김치전문가를 소개한다.

김치연구 개척자 …김주성 한국전통문화연구소 부원장

“김치역사와 장인정신 널리 알리고파”

전통음식연구가 조정강씨가 어머니…노하우 담아 '친정엄마 손맛 그대로!' 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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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문화의 중심에 있는 김치에 대해 사람들이 좀 더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김치가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귀한 음식으로 대접받고 또 그 김치를 만드는 손길의 귀함도 되새겼으면 한다”

최근 '친정엄마 손맛 그대로!-쉽게 담그는 김치'(웅진닷컴)를 펴낸 요리연구가 김주성(41)씨. “김치는 모든 과정이 중요하지만, 특히 소금과 물에 따라 그 맛이 좌우된다”고 말하는 그는 “요리책에는 전문가들이 내놓기 꺼리는 가장 기본적인 노하우까지 모두 내놓았다. 책을 따라 해보니 맛이 난다는 말을 들을 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서울여대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치료식사요법 임상영양전문가과정을 수료, 연세대 대학원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그는 김치를 학문적으로 파고든, 김치연구에서는 독보적인 전문가이다. 또 7년 전부터 잡지에 전통음식을 연재해오며 자신이 전수한 한국음식의 손맛을 대중에 전파하는 것도 힘써왔다.

그는 현재 한국내림음식전통문화연구원 부원장을 맡고 있으며, 세브란스병원과 홍익대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김치는 버무리는 과정에서 나오는 색깔과 담기, 차리기의 과정에서 미술적 가치가 발산되기도 한다”고 미술 전공자로서 김치의 가치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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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은 절이기부터 보관까지 위생적이고 정성을 다해야 겨울내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다.

한국전통음식연구가 조정강씨가 어머니여서 어릴 때부터 김치의 손맛에 익숙해진 그는 자라서도 김치 만큼은 사서 먹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김치는 재료 선택과 절이기, 씻기, 버무리기, 담기, 보관하기 모두 정성을 다해야 하는 힘든 과정을 거치지만, 하루 이틀 하면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긴다”며 “요즘과 같은 웰빙시대에는 건강을 위해서도 자기 집만의 맛을 담은 김치는 꼭 담아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박사과정에 진학해 국문학을 전공할 계획을 세웠다. 농가월령가와 같은 우리나라 고전 시가에 나온 음식을 연구해서 체계적으로 한국의 역사에 나타난 음식문화에 대한 연구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방미재 유기네 유기김치 사장

“공해로 망가진 우리 식단 살린다”

자신이 담근'일반'배추를 먹은 닭이 죽은 것계기로 사업 전환…10억원 매출 성과에 공장준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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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일반 김치 사업을 하다 자신이 사용한 배추를 먹은 닭이 죽은 것을 보고 김치 사업을 포기했던 방미재(64) 유기네 유기김치 사장. 2002년 서울대 미생물연구팀에 의해 김치 유산균 실험 재료를 위해 유기농 김치 재배를 요청 받았던 그는 “외부에서 뿌려지는 유산균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김치에만 반응한다고 하여 그때 처음으로 유기농 김치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당시 유기농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갖게 돼 그해 가을 유기네 유기김치를 창업했다”고 전했다. 그는 부산사대 가정과를 졸업하고 결혼 13년 만에 남편이 창업한 회사 경영에 12년간 참여했다. 그는 “애들이 초등 3년, 중 1일 때 일을 시작했다. 여자가 일을 한다고 해서 엄마노릇, 집안 살림의 책임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니었다”고 주부로서 사회생활을 하며 겪었던 애로점을 회상했다. 이와 같은 육아에 대한 고민은 어머니의 마음으로 유기농 김치 사업을 이끄는 데 기반이 되었다.

그는 “어머니를 대신해 아이들에게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일하는 어머니들이 음식 장만에 드는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사업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기김치의 노하우는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사용하는 것이 노하우”라며 “전국유기농협회와 연계, 평생과업으로 땅을 지켜온 분들에게 주문해서 쓴다”고 전했다. 또 그는 “채소주문은 지도가 필요하다. 계절에 따라 채소가 나는 시기가 전국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그는 최근 양평에 공장 준공인가를 받아 내년 초 약 150평의 유기농 김치 공장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다.

정명희 기자 ANTIGON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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