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살려 '퓨전김치'를

과일, 멸치, 김치볶음밥 등 독특재료 활용

'어린이 표'브랜드 김치도 속속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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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게 김치를 먹을 수 있는 김치베이컨 주먹밥.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30대 주부 박선미씨는 열한 살, 아홉 살 자녀의 식습관 때문에 고민이다. 맞벌이로 자녀의 식습관 교육에 소홀히 했다 싶었더니 햄, 불고기 등 좋아하는 음식만 먹는 편식 습관이 심해진 것이다. 특히, 김치는 매운 맛에 젓가락을 대려하지 않는다.

이처럼 김치를 먹으려 하지 않는 자녀의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박건영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부산대 김치연구소 소장)는 “아이들의 입맛에 맞춰 덜 짜고, 덜 맵고, 파인애플 같은 과일을 넣어 달콤한 맛을 살린 김치를 만들어 먹여야 한다”고 제안한다. 또한 “성장기 어린이에게 필요한 철분과 칼슘을 보충하기 위해 멸치를 갈아넣어도 좋고, 생김치보다는 김치볶음밥, 김치찌개를 이용하면 아이들이 김치를 보다 잘 먹는다”면서 “학교와 가정에서 우리나라 전통식품인 김치의 우수성을 아이들에게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특히 어린이, 청소년층에서는 육류와 패스트푸드 섭취가 증가해 이들의 식사에서 김치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 김치는 항암과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 우수한 식품이지만 매운 맛에 익숙지 않은 어린이들은 '달콤한' 불고기와 피자, 햄버거, 콜라에 익숙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01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심층연계분석'에선 연령이 낮을 수록 김치를 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많이 소비되고 있는 식품 5위에 백미(15.4%), 배추김치(6.7%), 우유(6.1%), 귤(2.2%), 맥주(2.1%)가 오른 것에 비해 7∼12세 아동의 경우엔 백미, 우유, 배추김치, 귤, 돼지고기 순으로 배추김치의 섭취 비율은 4.5%에 불과했다. 13∼19세 청소년은 백미, 우유, 배추김치, 콜라, 라면 순으로, 배추김치 섭취 비율은 5.9%로 나타났다. 이는 20대 이상부터 배추김치가 백미에 이어 두 번째 다소비 식품으로 그 섭취비율이 20대 6.3%, 30대 7.4%, 50·60대 8.1%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것으로, 어린이·청소년의 식생활에서 김치가 보다 낮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김치 섭취를 늘리기 위해 이들의 입맛을 고려한 김치가 출시되고 있다. 최근 (주)두산식품BG는 덜 매우 고춧가루와 파, 마늘 등의 양념을 갈아넣은 '종가집 어린이 김치'를 출시했다. 또 어린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클로렐라와 올리고당, 유산균을 첨가했다. 경기 전곡농협의 청산김치에서도 3년의 연구결과 맵거나 짜지 않으면서 과일즙이 첨가된 '어린이 김치'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김치와 베이컨, 밥을 함께 볶아 만든 '김치·베이컨 주먹밥', 김치에 고추장, 설탕, 간장, 다진마늘 등의 양념을 넣어 볶고 밥과 함께 호박잎이나 양배추로 말아 만드는 '김치쌈밥'등의 아이디어 요리도 등장하고 있다.

임영현 기자 sobeit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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