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초반 탄생… 욕구 분출 넘어 자아발견 프로그램으로 발전, 음치클리닉

역할구지윤·문인숙씨 노래교실 개척… 서수남, 현미 등 노래 강사로 제2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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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배우면서부터 삶에 활력이 살아나고 마음까지 젊어진 것 같아 너무 좋아요” “새로운 인생을 찾았다고 할까요. 예전엔 무슨 재미로 살았는지 몰라요”최근 노래교실(가요교실)이 여성, 특히 주부들의 건전한 여가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나 개설됐던 노래교실은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구청 종합사회복지관이나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 속속 신설됐고, 급기야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나 은행에서도 차별화된 마케팅을 위해 노래교실을 열고 있다. 여기에 지역 케이블TV마다 노래교실을 자체프로그램으로 편성했고, '한국판 상류층의 신거주지'로 불리는 타워팰리스에도 주부가요교실이 생겨났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줌마들의 유희 현장'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노래교실. 하지만 노래교실이 대중화, 보편화되자 요즘엔 노래교실 한 번 안 다녀본 주부는 '유행에 뒤떨어진다'는 시선을 받을 정도다.

노래교실을 찾는 여성들은 대부분 40대 이후. 1시간 남짓 동안 가슴 속에 살아있는 추억의 노래에서 최신 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우리 가요와 따라 부르기 쉬운 팝송들을 강사와 함께 부른다. 주1~2회 정도 실시되는데 회비는 주민자치센터의 경우 월 1만원, 백화점 문화센터는 3개월 코스로 6만원 내외. 노래교실의 회원들은 일정 기간의 교육을 마치면 주민음악회나 문화센터 발표회 등을 통해 자신들의 실력을 뽐내기도 한다.

노래교실의 탄생은 8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용필, 이용 등 대형 가수들의 출현과 컬러TV의 보급으로 가요 소비층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노래를 '제대로' 배울 노래강습이 필요했던 것. 자타가 공인하는 '노래강사 대모'인 구지윤씨와 '정열의 여인'이라고 불리는 문인숙씨가 선두 주자라고 할 수 있다. 구씨는 노래강습의 불모지였던 80년대 초 노래교실을 개척해 주부노래 붐을 일으켰고, 신나고 활기찬 무대로 유명한 문씨는 서울대 음대 출신으로 각광을 받았다. 이어 88년 가수 서수남씨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노래교실을 개설하면서 이후 중년 가수와 작곡가들의 노래교실이 봇물 터지듯 생겨났다.

노래교실이 본격적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초,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욕구와 적극적 표출이 더욱 거세지면서다. 여기에 노래방이 동네 골목까지 보급되면서 음치클리닉 개념을 도입한 노래교실이 늘어난 것. 이병원 음치클리닉, 안윤성의 음치클리닉, 명진 노래교실, 유란 가요교실 등이 그것이다.

노래교실은 수많은 스타도 배출했다. 현재도 활발한 방송활동을 펼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 서수남, 현미 등이 대중의 인기를 업고 사람을 끌어 모았다면 노래교실을 통해 자신의 음반을 내며 가수로 데뷔한 이들도 많다. 수년간 KBS '도전 주부 가요스타'의 심사위원과 명지대 사회과학원 노래 지도학과 주임교수로 재직하면서 백화점 문화센터 음악교실 강사로 활동했던 이화숙씨가 대표적으로 그의 노래 '불멸의 연인'은 요즘 노래교실의 '18번'이 되고 있다.

노래교실에서 불려지는 노래도 유행이 있다. 어느 노래교실이고 인기있는 곡들이다.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심수봉의 '사랑밖에 난 몰라', 유익종의 '모두가 사랑이에요', 어니언스의 '편지', 김종찬의 '당신도 울고 있네요', 유심초의 '사랑이여', 소리새의 '그대 그리고 나' 등. 얼마 전엔 김종환과 박강성, 조관우 등의 노래가 히트를 쳤고, 요즘엔 '하루' '보고싶다' '약속' 등의 김범수가 가장 인기를 얻고 있다.

조득진 객원기자

chodj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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