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변신을 꿈꾸는 주부들 이정순·정선화씨

노래강사로 꾸준히 사회봉사하다 음반 취입, 주위에 노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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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노래짱 아줌마 이정순'을 발표하여 '남녀평등'을 전파하는 이정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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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또배기'를 발표한 어르신 전문 노래강사 정선화씨.

주부들 중엔 노래가 좋아 단순히 즐겨 부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음반을 발표하며 가수로 대변신을 꾀하는 이들이 있다. 노래 강사 활동을 병행하며 음반도 발표한 정선화(34)씨와 이정순(52)씨가 바로 그같은 예. 정선화씨는 10년차 주부로 딸을 낳은 뒤 노래가 좋아 다른 사람의 노래를 부르는 '메들리 가수'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98년부터 어르신 전문 노래강사로 활동하면서 다른 사람의 노래가 아닌 '자기'만의 음악을 부르고 싶은 생각에 올해 4월 '신진또배기'라는 음반을 발표하고 정식 가수로 데뷔했다. 타이틀곡 '신진또배기'는 오성, 김정안 작사, 송결 작곡의 '한스런'느낌이 물씬 풍기는 곡. 생후 4개월 된 딸아이를 등에 업고 노래를 부르러 다녔다는 그는 “노래를 하면 '생명력'이 느껴진다. 노래는 하지 않으면 안되는'병'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래 강사와 육아 일을 병행하면서 자신만의 노래 색깔을 찾는 과정이 무엇보다 힘들었다고 한다. 그에게 남편은 무대의상과 노래 수업에 쓸 자료 등을 챙겨주는 든든한 후원자. 정씨는 “금전 부족으로 방송 매체에 홍보를 하는 것은 역부족이지만 지방 라디오 출연과 다양한 행사들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성신여대 평생교육원에서 '노인교육전문가'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그는 “가수로서 역량을 쌓아 앞으로 어르신들을 이해할 수 있는 어르신 전문 노래 강사를 양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한국가요강사협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순씨는 아들과 딸 한 명씩을 둔 결혼 28년차 주부다. “결혼 후 사업활동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정말 좋아하는 '노래'를 하고 싶어 피아노와 기타를 연습하는 등 꾸준히 노래 공부를 했다”는 이씨는 최근 '노래짱 아줌마 이정순'이라는 음반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돌입했다. 그의 목소리를 높이 평가한 작곡가 김희갑씨가 앨범 발매를 강력히 독려했던 것이 계기가 된 것. 그는 “한창 더운 여름에 녹음을 해서 고생했고, 노래 강사 활동을 병행하며 녹음했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양인자, 김희갑 작사·작곡의 '내 아내가 되어줘'라는 곡은 “주부에게도 자신의 일을 착실히 대신해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남편의 가사활동 참여를 유도하고 더 나아가 '남녀평등'을 꿈꾸는 노래”라고 설명했다. “주부들의 희망을 노래로 전달하고, 공감을 나누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는 그는 50이 넘어서도 노래를 부르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나이와 상관없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들은 주부, 아내, 어머니 등 1인 다역을 해야 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노래를 하고 싶다는 꿈을 결국 이뤄냈다. 자신의 자아실현뿐 아니라 노래를 듣는 대중에게 '행복'을 전달하기 위해 소박하고 작은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임영현 기자 sobeit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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