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성리더들 만난 미국 최고 여성CEO 바바라 배럿

국제연대와 교류 활성화로 여성기업인들 위상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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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크리크 랜치의 바바라 배럿 회장(앞줄 왼쪽에서 다섯번째)과 여경총 초청 간담회에 모인 여성리더들. <이기태 기자 leephoto@>

“정계 재계 예술계 등 사회 각 분야 여성들의 진출이 활발해짐에 따라 여성들의 역할과 책임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한편에선 우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 대부분 남성이 야기한 (빈곤과 기아, 전쟁과 테러, 환경오염 등의) 문제로 너무나 심각하기에 문제의 50% 해결의 실마리를 여성들에게서 기대할 수밖에 없다”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사장의 동반자 자격으로 방한한 미국의 대표적 여성 CEO 중 한 사람인 트리플 크리크 랜치의 바바라 배럿 회장이 한국의 여성리더들과 '여성기업인의 사회적 역할'을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다. 11월 15일 서울의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여성경영자총연합회(회장 강기원, 이하 여경총) 주최로 오전 9시에 시작된 간담회는 1시간 30여분간 박향미 화진화장품 부회장, 강영숙 성무건설 대표, 김경술 서울시의원, 나도선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등 30여명의 국내외 여성리더가 서로의 속내를 터놓고 경험을 나누는 환담의 시간이 됐다.

배럿 회장은 무엇보다 비즈니스 우먼으로서의 경험을 들어 다른 분야 여성리더들과의 연대와 우애, 상호교류를 역설했다. 그 자신도 이를 통해 엄청난 동기부여와 학습의 기회, 위로와 영감을 주고 받아왔다는 것. 그는 특히 세계에 20여개 지부가 있는 국제적 여성단체 '국제여성포럼(International Women's Forum)'에 한국의 역량 있는 여성리더들이 적극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그 자신 이 단체의 의장직을 2001년까지 2년간 역임한 바 있다. 이 단체는 현재 킴 캠벨 전 캐나다 총리가 의장으로 있고,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회원으로 참여했던 국제적인 여성리더들의 연대체다.

배럿 회장의 강연에 화답해 이현숙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는 '성기성물'(成己成物 나를 이루는 것과 만물을 이루는 것이 맞물려 있다)이라는 말로 관계지향적·모성적·감성적 특성의 여성리더십의 가치를, 한영신 화인상사 대표는 인권, 환경문제 등에 기업이 가지는 책임의식이 곧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투자전략임을 역설했다. 특히 패트리샤 힐 미 대사 부인은 20여년 전 한국에 거주할 당시 산업은행에서 자신이 유일한 외국인이자 유일한 간부였던 사실을 회상하며 “요즘 한국 사회 각 분야의 여성 진출과 역할을 볼 때 일종의 '사회적 지진'처럼 느껴진다”며 “여러분 모두에게 '브라보'라고 격려하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바바라 배럿 회장은 변호사이며 또 조종사이기도 한 다재다능한 여성리더다. 정치활동과도 무관치 않아 94년 아리조나주 주지사 후보 경선에 참여하기도 했다. 걸프전쟁 기간엔 딕 체니 국방장관, 콜린 파월 장군의 민간고문으로 활약한 바 있다. 현재는 '공공민주주의에 관한 자문위원회' 회장과 '미국-아프가니스탄 여성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정명희 기자 ANTIGON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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