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만만' 콘서트를 계기로 본 여성과 노래

이제 우리의 노래문화는 '함께 부르는' 집단문화에서 개인화, 다양화되어가고 있다. 특히 인터넷과 MP3를 통한 디지털 음악파일의 급속한 보급으로 한 공간에서 다 함께 음악을 공유하고 향유하는 것이 아닌 개인공간에서 컴퓨터나 MP3플레이어에 이어폰을 연결해 혼자서만 음악을 즐기는 시대가 된 것이다. 대중음악평론가 신현준씨는 “인터넷이 새로운 음악소비환경으로 자리잡으면서 음악을 향유하는 공간이 현실공간에서 가상공간으로 옮겨갔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개인주의가 심화된 현실을 반영하고 좀더 주체적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아듣는 음악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한다”고 해석했다.

최근 음악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4060세대의 음악소비가 대중음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 역시 인터넷의 영향이 크다.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기성세대를 위한 노래와 음악프로그램이 사라진 지금, 4060세대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취향에 맞는 '추억의 옛 노래'를 찾아 듣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기성세대의 능동적인 음악소비 행태는 이들을 공연장으로 이끄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공연 중인 7080 통기타 가수들의 공연장이 아줌마, 아저씨 관객으로 꽉 채워진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저항운동의 일부로 일어났던 노래운동은 70, 80년대 대학가의 노래패를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졌다. 또 민중 노래패인 '꽃다지'와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90년대 이후 운동권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이념적 성향을 띤 노래패의 노래운동은 쇠약해졌고 최근에는 아마추어 노래패 활동이 강세다. 특히 참여연대 회원들의 노래모임인 '참좋다'와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의 노래모임인 '솔바람'은 노래를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특히 투쟁의 현장에서 노래로 저항했던 민중가요 작곡가 윤민석씨 등은 인터넷으로 공간을 옮겨 미 대사관 신축 문제, 노무현 대통령 탄핵사건 등 사회적 이슈가 터질 때마다 'Fucking USA''너흰 아니야' 등 재기발랄한 인터넷 민중가요를 만들어 네티즌을 결집시켜 가상공간에서의 저항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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