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여성회 포럼 “한국·이라크전 경험서 평화운동 모색”

11월 2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의 '전쟁 속의 여성들, 전쟁의 기억을 살리는 여성들'포럼은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에서의 여성의 경험을 가시화해 전쟁과 안보의 문제를 여성의 입장에서 재해석하는 자리였다.

포럼에서 이임하 역사학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전쟁에서 여성은 후방에서 국군 지원활동을 펼쳤고, 군인으로서 전쟁에 동참했으며 시장, 농촌, 고무·방직공장 등에서의 노동을 통해 경제활동의 한 몫을 담당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전쟁 당시부터 70년대 말까지 국가 차원에서 미군을 대상으로 한 위안소가 운영되었다”면서 “국가 권력에 의해 한국 여성들이 '연합군 위안부' 또는 '유엔위안부'로 불리며 위안부로 제공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국가기록원 자료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위안소 설치 이유와 위안소 관리 방법 등 위안부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직접 지시한 자료를 찾아냈다”고 덧붙였다.

99년부터 베트남을 찾아 베트남 전쟁에 대한 증언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현아 '나와 우리' 운영위원은 “베트남인들이 '미국전쟁'이라고 부르는 베트남전에서 여성은 '언제나, 어디서나'를 슬로건으로 전쟁에 참여했고 동시에 농사와 같은 실질적인 생산활동을 담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전에 직접 참여한 여성들이 종전 후 정치권으로 활동영역을 넓혀 보다 적극적인 여성의 목소리를 내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임영신 이라크평화네트워크 평화활동가는 “CNN, BBC 같은 TV에서 이라크 여성은 슬퍼하는 피해자 위주로 모습이 그려지고 있으나 이라크전쟁 종전선언 후 여성인권 조사를 벌이는 이만 점령감시센터 사무국장을 비롯해 많은 여성들이 활발한 NGO활동을 펴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담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는 전쟁을 남성의 시각, 강대국의 입장에서만 인식하는 데서 탈피해 전쟁을 경험한 당사자의 눈으로, '전쟁 속에서 살아 숨쉬는'여성의 눈으로 재인식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전쟁과 여성을 연관시켜보는 이러한 작업을 심화시켜 한 단계 발전된 여성 평화운동을 모색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임영현 기자 sobeit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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