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재 해체·재구성해
기발한 이미지 만드는 일본 아트디렉터
서울미술관서 해외 첫 전시
최초 공개 신작 포함
230여 점 공개...9월24일까지

요시다 유니, Playing Cards, 2023, 4H ⓒ서울미술관 제공
요시다 유니, Playing Cards, 2023, 4H ⓒ서울미술관 제공
요시다 유니, LAYERED, 2018 ⓒ서울미술관 제공
요시다 유니, LAYERED, 2018 ⓒ서울미술관 제공

과일을 네모난 조각으로 잘라 모자이크처럼 쌓아올렸다. 딸기와 네일팁(인조 손톱)으로 만든 하트가 독창적이고 정교하다. 색색의 서류를 쌓아 올려 CG(컴퓨터 그래픽) 느낌을 내기도 한다.

일본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는 일상의 소재로 마법 같은 이미지를 만드는 예술가다. 일본 유명 가수·배우·작가 호시노 겐, 패션지 SOEN 등 다양한 패션 브랜드, 잡지, 광고, 아티스트의 비주얼을 디렉팅해왔다. 간사이TV 드라마 ‘엘피스’ 포스터로 최근 한국에서도 주목받았다.

요시다 유니가 제작한 일본 간사이TV 드라마 ‘엘피스’ 포스터 ⓒ서울미술관 제공
요시다 유니가 제작한 일본 간사이TV 드라마 ‘엘피스’ 포스터 ⓒ서울미술관 제공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에서 개막한 ‘YOSHIDA YUNI; Alchemy’ 전시 전경. ⓒ서울미술관 제공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에서 개막한 ‘YOSHIDA YUNI; Alchemy’ 전시 전경. ⓒ서울미술관 제공

서울 종로구 서울미술관에서 개막한 ‘YOSHIDA YUNI; Alchemy’전에선 그의 기발한 상상력이 빚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요시다 유니의 첫 해외 전시로, 지난 약 15년간 만든 작품 230여 점을 소개한다.

요시다 유니는 사물의 속성을 깊게 관찰하고 그것들을 자신의 손으로 섬세하게 재조합해 신선한 충격과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그의 작품을 가리켜 “하이힐과 사과가 소녀의 배꼽 위에서 우연히 만나는 듯한 아름다움”이라고 평했다. 작가는 일본의 5대 미술대학 중 하나인 여자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대형 광고회사 오누키 디자인에 입사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디자인 거장 노다 나기의 우주 컨트리를 거쳐 2007년 독립했다. 광고와 영상, 앨범, 책 디자인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일본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 ⓒ서울미술관 제공
일본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 ⓒ서울미술관 제공
일본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는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서울미술관 제공
일본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는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서울미술관 제공

모든 작업은 수작업으로 진행한다. 요시다 유니는 “제가 수작업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사람의 손으로 만든 작품에는 완성되었을 때 따뜻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라며 “세세한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작업할 수 있다는 점도 좋고, 때로는 작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매우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선 트럼프 카드를 재현한 2023년 신작 ‘Playing Cards’ 50여 점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트럼프의 패턴을 살리면서 모든 것을 실사로 표현했다. “지금까지 해왔던 제 작품에서의 경험들을 최대한 녹인 작품입니다.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로 모티브를 구성했는데, 주변의 사물들을 조금만 관점을 바꾸어 보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다르게 볼 수 있다는 재미를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시연 서울미술관 학예연구실 큐레이터는 “(‘Playing Cards’ 시리즈는) 인물, 사물, 과일, 꽃, 음식 등 약 15년에 걸쳐 요시다 유니가 천착해 온 다양한 소재들이 총체적으로 구현된 결정체”라고 소개했다.

요시다 유니, Plying Cards, 2023, KC ⓒ서울미술관 제공
요시다 유니, Plying Cards, 2023, KC ⓒ서울미술관 제공
요시다 유니, Playing Cards, 2023, RED ⓒ서울미술관 제공
요시다 유니, Playing Cards, 2023, RED ⓒ서울미술관 제공

또 “꽃과 과일 같은 생물의 시간적 유한성을 멈추어 놓고 화면에 사라지지 않을 영원한 온기를 더하는 그녀만의 독특한 제작 방식 덕분에 관람자는 시간을 들여 관찰하면 할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며 “‘관람’ 자체의 시각적 만족뿐만 아니라 이미 알고 있던 대상에 대한 창의적인 관점을 체험함으로써 예술이 주는 즐거움 또한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요시다 유니는 지난 1년간 전시 기획 전 과정에 참여했고, 한국에 머무르며 스케치와 소품을 직접 설치했다.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 그린 러프 스케치와 촬영 시 사용했던 메이킹 소품도 전시한다. 작품 옆에 설치된 캡션 ‘유니의 시선’을 통해 작품 제작 과정 비화와 아이디어 구상의 순간들을 들려준다.

전시는 별도의 온라인 예약 없이 현장 판매로 운영된다. 7월과 8월 각 1회씩, 총 2회에 걸쳐 아티스트 토크가 열릴 예정이다.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2023 샘키즈 메이킹 스튜디오’도 열린다. 일정과 참여 방식은 추후 서울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9월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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