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리아=AP/뉴시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오른쪽) 브라질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수도 브라질리아의 플라날토 궁전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30일부터 시작하는 남미국가연합(UNASUR)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했다.
[브라질리아=AP/뉴시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오른쪽) 브라질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수도 브라질리아의 플라날토 궁전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30일부터 시작하는 남미국가연합(UNASUR)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했다.

남미 12개국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중심의 국제질서에 맞서 본격적인 지역·경제통합 추진에 나섰다.

LA타임스(LA Times)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브라질리아 이타마라치 궁전에서 열린 남미 12개국 정상회의에서 '미국 달러와 경쟁할 지역 통화 창설을 제안했다. 이타마라치 궁전은 브라질 외교부 청사 명칭이다.

개최국인 브라질을 비롯해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파라과이, 수리남,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11개국 정부 수반이 모두 참석했다. 시위대에 대한 무리한 진압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는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만 의회 허가 없이 출국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불참했다.

남미국가연합(The Union of South American Nations) 또는 유나수르(Unasur)로 불리는 남미연합은 지난 2008년에 시작됐지만 브라질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 우파정권이 들어서면서 중단됐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좌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반대가 많았다.

브라질이 룰라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다시 연합체 논의가 시작됐다.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우리는 이념이 우리를 분열시키고 통합 노력을 방해하도록 내버려 뒀다"며 "그간 우리는 대화와 협력 메커니즘을 포기했고, 그것으로 우리는 모두 패배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어떤 나라도 현재의 다양한 위협에 홀로 맞설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함께 행동해야만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 각국 정상은 이념을 넘어선 통합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현지 기자들과 만나 "커다란 잠재력을 지닌 중남미 국가들은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우리는 인류에게 닥친 위기에 대한 몇 가지 중요한 해결책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은 "지역 외 통화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달러 대신 지역 공통 화폐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자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은 최근 중남미 여러 나라의 '탈달러' 움직임을 주도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LA타임스는 "아메리카의 현 대통령들의 대다수가 좌파나 중도주의자들이지만, 최근 칠레에서 우파가 집권하는 등 변동성이 많아 남미연합의 성공여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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