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테크’ 시의적 이슈에 따라 가격 변동성 커
금융‧비금융 분야 연계 새로운 거래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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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가 자신의 관심 분야나 취미와 재테크를 엮어 자산을 형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포켓몬 트레이딩 카드, 신발, 미술작품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일명 ‘OO테크’ 유행이다. 그러나 ‘OO테크’ 는 시의적 이슈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크므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70억원에 거래된 한정판 포켓몬스터 카드로 이름은 ‘1988 포켓몬 일러스트레이터 카드 PSA 8’ ⓒ일본
70억원에 거래된 한정판 포켓몬스터 카드로 이름은 ‘1988 포켓몬 일러스트레이터 카드 PSA 8’ ⓒ일본 게임파크 홈페이지 갈무리

피카츄 그려진 카드가 70억원? ‘포켓몬 재테크’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카드가 70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장에 70억원을 호가하는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캐릭터 ‘피카츄’ 카드 한 장을 소개하며 트레이딩 카드 시장의 세계적인 열풍에 대해 보도했다. 일명 ‘포켓몬 재테크’다.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이베이(ebay)가 올해 1분기 한국 셀러 매출을 분석해 온라인 수출 성장률 TOP3를 공개한 결과 한국 셀러의 매출이 가장 크게 성장한 카테고리는 트레이딩 카드, 시계, 자동차 부품 순으로 조사됐다.

하리토스 x 나이키 SB 덩크 로우 ‘팬텀 앤 말라사이트’  ⓒHypebeast
하리토스 x 나이키 SB 덩크 로우 ‘팬텀 앤 말라사이트’ ⓒHypebeast

15만 9000원 나이키 신발이 40만원? ‘슈테크’

한정판 운동화를 재판매하는 ‘슈테크(슈즈+재태크)’도 재태크 수단으로 떠올랐다. 프리미엄(웃돈)을 얹어서라도 한정판 운동화를 모으거나 재판매로 시세 차익을 얻는 리셀 문화가 활성화되면서부터다.

지난 5월 10일 오전 10시경, 백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스니커즈 커뮤니티 ‘나이키매니아’가 떠들썩했다. 이날 나이키가 멕시코 음료 브랜드 ‘하리토스(Jarritos)’와 함께 선보인 나이키 SB 덩크 로우의 추첨 때문이다.

커뮤니티에는 10시부터 ‘응완(응모 완료)’이라는 제목의 인증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일명 ‘선택받은’ 일부 응모자에게만 판매된 이 한정판은 발매 당일 리셀 플랫폼 크림에서 40만원에 거래되기도. 발매 가격은 15만 9000원이다.

ⓒ미래에셋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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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 분 ‘아트테크’ 바람

미술품 저작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아트테크(아트+재테크)’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는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아트테크 바람이 불었다. 증권사들은 VIP 고객을 위한 강연이나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보통 아트테크는 작품을 소유해 차익으로 수익을 올린다. 미술 작품을 직접 보고 구매하는 현물 투자 방식이다. 최근에는 작품 저작권에 투자하는 방식도 있다. 아트테크는 대체불가토큰(NFT) 거래플랫폼 위탁을 통한 소유권 분할 판매, 전문갤러리를 통한 전시회, PPL 활동, 이미지 사용, 각종 협찬 등을 통해 부가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 밖에도 금테크(골드바), 음원테크(음원 지분), 컬처테크(K-컨텐츠 지분), 주(酒)테크 등 ‘OO테크’가 청년층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소비자 친화 정보채널과 청년층 수익 창출 관심의 만남 ‘OO테크’

금융권은 이 같은 ‘OO테크’ 유행에 대해 유튜브 등 소비자 친화 정보채널의 발전과 청년층의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맞물렸다고 분석한다.  

올해 초 실리콘밸리뱅크(SVB), 시그니처 뱅크,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FRB) 등 미국 은행의 연이은 파산에 투자 환경이 여전히 불안하다.

국내 예금금리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전통적인 저축과 투자 기회를 포착하기 힘든 상황에서 유튜브 등 금융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소비자 친화 정보채널이 발전했다.

전문가들은 ‘OO테크’ 유행을 자산이 많지 않은 청년층의 수익 창출 관심 증가로 금융과 비금융(현물) 분야가 연계된 새로운 거래가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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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원금 손실 위험 감안해야”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디지털 채널을 통한 새로운 투자(가상자산 등)의 경험 등을 이유로 ‘OO테크’의 유행이 지속되는 것으로 이해된다”며 “하지만 ‘OO테크’의 거래는 제도권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시의적 이슈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클 수 있으므로 원금손실 위험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연구위원은 ‘OO테크’의 성공담을 높은 확률로 보편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3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서 가상화폐 투자 경험을 질문했을 때 10% 이상 누적 손실을 경험한 비율이 거래자의 70% 이상이었다. 아울러 국내 유명 NFT인 ‘메타콩즈’는 내부 이슈로 한순간 가격이 급락해 가치 붕괴를 유발했다.

윤 연구위원은 “해당 분야에 충분한 지식 없이 유행에 따라, 또는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정보에 기반 해 투자의사 결정을 내릴 경우 투자의 위험성은 더 커질 수 있고, 투자액이 소액이더라도 청년층에게 미치는 타격은 더 클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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