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진공기술 허브로”

정광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과학기술자상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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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연구개발(R&D)의 메카인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진공기술센터 책임연구원 정광화(56) 박사는 진공 관련 특허 7개를 등록하는 등 활발한 연구활동을 통해 한국 진공 기술 향상을 꾀하고 있다.

그가 진공 분야 전문가로 들어서게 된 것은 미국에서 소립자 이론 물리를 전공하고 76년 귀국한 뒤 한국표준연구소에 입소하면서부터다. 질량 표준실에서 근무하다 압력, 진공 분야로 옮기게 됐다.

그는 “83년부터 진공 표준을 연구하고 있다. 진공기술은 첨단기술의 기반이며 특히 우리나라 주력수출품인 반도체는 거의 대부분의 공정이 진공 중에서 이루어진다”고 진공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진공표준을 확립하여 쌓은 기술을 활용, 진공시스템 및 부품들의 특성을 평가하는 기술을 연구하여 지난해까지 총 72개 항목에 대한 평가 기술을 확립해 지난 7월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 박사는 “전문 연구원으로서 본연의 연구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일반 여성들에 비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내가 맡은 일을 최고로 잘 하려는 마음으로 산다”고 전했다. 또한 “그 동안 과학기술계에는 다른 분야보다도 더 심하게 여성차별이 존재했고 여성과학자들의 수도 적고 활용도도 미진했다.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앞으로 훌륭한 여성과학자들이 국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진공기술기반구축 2단계 사업의 성공적인 수행과 진공기술센터를 세계진공기술의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장비시장 '프로'

미국 WTS 엔지니어 박순덕씨 '멋진 세상은…'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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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반도체장비서비스관련업체인 WTS(wilkinson.com)의 중견 엔지니어로 최근 에세이집 '멋진 세상은 프로가 만든다'를 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박순덕씨. 그는 반도체 관련 컴퓨터엔지니어로 미국, 한국 등 세계 10개국을 넘나들면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순덕씨는 성남 대유공업전문대를 졸업하고 중소기업체에 취직, 기술부문에서 장비를 다루었다. 여성으로서 한계를 느끼고 도미, 박사학위를 꿈꾸었지만 학비 부족으로 영어연수만 받고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 그 후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세계 6위의 반도체장비 회사인 KLA-Tencor 한국지사에 엔지니어로 입사, 삼성반도체에 파견되어 3년간 상주엔지니어로 근무했다. 미국 본사로 승진해 장치를 설치하는 엔지니어로 5년 동안 국제출장업무를 맡아 인텔(Intel), 삼성, TI, 모토롤라, NEC, TSMC 등의 기업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가 국제적인 반도체엔지니어로서 성장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가난과 여자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확실한 업무 처리로 승부했습니다. 70억 원이 넘는 반도체장비를 총괄할 엔지니어로 여성이 나타나면 '여자를 어떻게 믿고 맡기나'하는 반응이 옵니다. 이런 반응은 아시아권 국가일수록 더 심합니다. 기 죽을 수 있나요? 무시했던 사람들을 무안하게 만들 정도로 일 처리를 확실히 해줬습니다”

그는 “기술세계는 아직도 금녀의 구역입니다. 여성이라고 해서 특별한 혜택은 전혀 없습니다. 남자들의 영역을 뚫고 들어가 끊임없이 경쟁해야 합니다”라며 여성이 해당 업무의 '전문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순덕씨는 “공해문제에 관련된 장비를 만들어 내는 것이 엔지니어로서의 제 꿈입니다. 시간적 여유만 된다면 MIT에 진학해 공부를 계속할 예정입니다”라고 앞으로의 야심찬 계획을 전했다.

대전=박향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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