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르안 장기집권에 러시아 미국 희비 엇갈려

에르도안 튀르기예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뒤 관저에서 시민들에게 연설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에르도안 튀르기예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승리한 뒤 관저에서 시민들에게 연설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30년까지 집권에 도전할수 있게 됐다. 

28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선거관리위원회인 최고선거위원회(YSK)의 아흐멧 예네르 위원장은 국내외 투표함 99.43%를 개표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52.14%의 표를 얻어 승리했다고 밝혔다. 경쟁자였던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7.86%를 득표했다.

예네르 위원장은 두 후보의 득표 차가 200만표를 넘어 아직 개표하지 않은 표와 무관하게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최종 개표 결과는 오는 6월 1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결선투표 개표가 막바지였던 이날 오후 8시15분쯤 이스탄불 거처 앞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앞으로 5년간 튀르키예를 통치할 책임을 다시 맡겨준 모든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 대표는 이번 선거를 "몇 년 만에 가장 불공정한 선거"라고 불렀지만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지난 2003년 총리로 취임하면서 시작된 에르도안 대통령이 임기는 2028년까지이다.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당선되면 추가 5년 재임 가능한 헌법에 따라 2033년까지도 집권할 수 있다. 그의 집권 기간은 30년까지로 가능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튀르키예는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권위주의 통치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7년 개헌을 통해 부통령 및 법관 임명권, 의회 해산권, 국가비상사태 선포권까지 막강한 권한을 확보했다. 대대적 숙청과 규제 작업을 통해 언론과 사회 전 분야를 장악했다.

튀르키예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친러시아 성향을 보여왔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서방은 러시아 압박을 위해 제재안을 내놨지만, 튀르키예는 동참하지 않았다.

튀르키예는 대신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로 가격이 하락한 러시아 석유와 가스로 경제적 이득을 봤다. 또 러시아에 필요한 수입품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하며 러시아 고립을 막았다.

상당한 군사력을 지닌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회원국이다. 새 회원국 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나토 확장에 어깃장을 놓을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튀르키예는 러시아에 없어서는 안 되는 교역 파트너이자 외교적 중재 국가 역할을 해왔다. 러시아에 이런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욱 중요해졌다.

서방 제재에 불참한 튀르키예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투자를 받으면서 이득을 보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선 결과가 나오자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나는 양국 문제에 대해 나토 연합국으로서 계속 협력하고 세계의 도전을 공유하기를 기대한다"고 썼다

NYT(뉴욕타임즈)는 에르도안의 당선에 대한 서방의 반응에 대해 “기쁠 일은 아니겠지만 ‘지금까지처럼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수준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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