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 부설 유아원 'TV 안보기 운동'을 마치며

오전 6시 30분. 알람 기능으로 맞추어 놓은 TV가 어김없이 시끄러운 잡음을 내며 나를 깨운다. 이 때부터 아이 준원(5)이의 숙명여자대학교 부설 유아원 등원과 남편의 출근을 위해 아침식사 준비를 시작한다. 부산한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TV는 늘 나와 함께 있고 그 이후에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TV의 리모컨은 내 손을 떠날 줄 모른다. 저녁 늦게 귀가한 남편에게 TV 리모컨을 넘겨주고서야 TV와의 하루 일과를 마무리한다.

사실 처음 유아원에서 'TV 안 보기 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아이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모두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좋든 싫든 미디어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지금,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TV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더 많은 긍정적인 측면을 도외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 가족은 'TV 안 보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기로 동의했다. 아이가 한 약속이기 때문에 그 약속을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정말 순수하게 유아원에서 선서한 내용 그대를 실천하고 있었다. 문제는 엄마, 아빠였지만 아이의 철저한 감시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하루하루 착실히 'TV 안 보기 운동'을 실천하면서 나와 남편 그리고 우리 아이 모두 새로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TV를 볼 수 없어 더 늦게 들어오겠다던 남편이 의외로 일찍 귀가하여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 것이 아닌가. 귀찮아서 “혼자 비디오나 보고 있어” 또는 “지금 어린이프로 하는 시간이야. 혼자서 좀 봐” 라고 아이를 TV 앞으로 밀쳤던 내가 TV의 존재를 잊고 아이와 함께 요리를 하고, 놀이를 하고, 동화책을 읽고 있었다. 단순히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우리 아이가 정말 많이 달라졌다. 집에서 부모와 함께 습관적으로 TV에 노출되어 무언가에 집중하기보다는 TV와 컴퓨터 게임을 오가며 산만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던 아이가 엄마, 아빠와의 놀이와 많은 책 그리고 다양한 사물에 관심을 보이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TV 안 보기 운동'을 성공적으로 마친 지금, 우리 아이는 앞으로도 TV를 안 보겠다고 한다. 그 동안 TV보다 엄마, 아빠와 진정으로 함께 했던 시간들이 더 즐거웠던 모양이다.

'TV 안 보기 운동'은 단지 TV의 해악을 알리려는 취지보다는 'TV 때문에 우리 가족, 특히 우리 아이가 잃어버리고 있었던 것과 소홀했던 것이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한번쯤 반성해 보는 계기로 삼아보자'는 의도가 숨어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좋은 기회를 주신 유아원 선생님 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때로는 힘들고 지쳤지만 보람을 가슴 깊이 아로새긴 우리 엄마, 아빠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이수진 전업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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