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브릿지게임 선수인 밀라 안토노바가 2010년 7월 한 강연에서 빌 게이츠와 함께 찍은 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IgniteNYC 유튜브 갈무리
러시아 출신 브릿지게임 선수인 밀라 안토노바가 2010년 7월 한 강연에서 빌 게이츠와 함께 찍은 사진을 소개하고 있다. ⓒIgniteNYC 유튜브 갈무리

빌 게이츠(68)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과거 20대 러시아 여성과 바람을 피웠다가 10대 성착취범 제프리 앱스타인으로부터 협당 당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햇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게이츠는 2010년 20대였던 러시아의 브릿지게임 선수인 밀라 안토노바와 불륜을 저질렀다. 브릿지는 카드 게임의 일종이다.

두 사람은 한 브릿지 토너먼트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당시 55세였던 게이츠는 멜린다 게이츠와 결혼 생활 중이었다. 이들은 27년 결혼 생활 끝에 2021년 이혼했다.

앱스타인은 2013년에 안토노바를 만났다. 안토노바는 브릿지를 알리기 위해 온라인 교육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약 50만달러(한화 6억6000만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게이츠의 측근을 만나는 과정에서 2013년 제프리 엡스타인을 소개받았다. 게이츠의 절친한 친구이자 당시 과학 기술 수석고문인 보리스 니콜릭이 엡스타인을 소개했다.

엡스타인은 미국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였다. 그는 1990년대부터 10대 소녀 수천명을 성착취한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 201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니콜릭은 엡스타인을 처음 만났을 때 게이츠의 과학 고문으로 자선 제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엡스타인을 만난 것을 깊이 후회한다"라며 "그의 범죄는 비열했다"고 토로했다.

안토노바와 니콜릭은 엡스타인의 타운하우스에서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엡스타인은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안토노바는 전했다.

자금 확보에 실패한 안토노바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가 되기로 결심했고, 프로그래밍 코딩스쿨에 지원하기 위한 등록금을 빌리던 중 엡스타인이 조건 없이 지불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엡스타인은 성범죄 혐의로 실추된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JP모건과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선 기금 설립을 추진 중이었다. 엡스타인은 게이츠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나섰다.

엡스타인은 JP모건 경영진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본질적으로 이 기금은 빌의 결혼 생활이나 재단 직원들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높은 수준의 인재, 투자 등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썼다.

자선기금은 실패로 돌아갔고, 엡스타인은 관계가 끝난 지 몇년 후인 2017년 게이츠에게 안토노바의 코딩스쿨 비용을 환불하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해당 이메일을 봤다는 한 관계자는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엡스타인은 안토노바와 게이츠의 불륜을 알고 있었고, 이를 폭로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메일을 보낸 것"이라고 WSJ에 밝혔다.

게이츠 측은 엡스타인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게이츠 측 대변인은 "안토노바의 등록금을 상환하지 않았다. 엡스타인과 금전적 거래를 한 적 없다"며 "게이츠는 오로지 자선 사업 문제로만 엡스타인을 만났다"고 해명했다. 안토노바의 불륜 관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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