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2일 전북 진안군 용담댐 상류에 물이 없이 바닥이 드러나 있다.
지난 3월 22일 전북 진안군 용담댐 상류에 물이 없이 바닥이 드러나 있다.

‘50년 만의 가뭄’으로 전남 다목적 댐이 축구장 678개 넓이만큼 물이 줄었다고 한다. 포스코, 현대제철, 엘지화학 등 대규모 공장들이 가동을 멈추거나 아예 중단하게 되어, 하루에 수천억 원의 피해가 발생한다니 큰일이다. 이 가뭄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영향으로 중국 프랑스 등 세계 도처에서 역대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더 무서운 가뭄이 언제 닥쳐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온 국민이 마음을 모아서 지혜를 발휘할 때이다.

언젠가 공중목욕탕에서 있었던 일이다. 내 곁에 여성이 샤워기를 틀어놓은 채 아랑곳없이 때를 밀고 있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물이 철철 흘러가는 거기에 내 눈이 가 있었다. 샤워꼭지를 잠그기를 기다려도 모른 척 때만 밀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몇 번을 잠그고 나서 용기를 내서 다가가 말했다. 이렇게 흘러가는 물이 “돈입니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힐끗 쳐다보며 굳은 표정으로 “당신이 주인이요?”라고 했다. “네. 제가 주인이요” 라고 대답했다.

수돗물이나 전기 등 중요한 에너지는 온 국민이 주인이 되어 아끼고 관리할 때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물을 그렇게 흘려보내면 물도 아깝지만, 그 물을 데울 때 쓰인 기름도 버리는 결과가 된다는 걸 왜 모를까? 공중탕에 올 때마다 보게 되는 일인데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물을 낭비하면 그만큼 물 값이 오르게 되고 우리 주머니에서 돈이 나가게 될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겪는 가뭄이나 홍수 등, 이 재난은 과소비가 불러들인 재난이다. 그래서 내 집, 내 나라 것만 아끼는 게 아니라 해외여행을 가서도 하늘 아래 어느 곳에서나 모든 물자를 아끼지 않으면 안 되는 오늘을 살고 있다.

우리나라에 자원이 있다면 물일 것이다. 질이 좋은 물이 있어서 우리가 목마르지 않고 살아가는데 그렇게 물을 흥청망청 낭비한다는 것은 한참 잘못된 의식의 소산이다. 아프리카인들은 쩍쩍 갈라진 땅에서 먹을 물을 길으러 몇 십리를 걸어가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가뭄의 원인이 강대국들의 산업화에서 내뿜는 열 때문이라고 하니 우리는 그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생명의 물을 아껴 써야 할 일이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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