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키이우 등에 드론 공격

크렘린궁 지붕위에서 드론으로 보이는 조그만 물체가 폭발해 화염에 휩싸였다. ⓒIhor Lachenkov 텔레그렘
크렘린궁 지붕위에서 드론으로 보이는 조그만 물체가 폭발해 화염에 휩싸였다. ⓒIhor Lachenkov 텔레그렘

러시아는 크렘린궁 드론공격 시도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미국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격의 배후에는 분명히 미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테러 행위에 대한 결정은 우크라이나가 아니라 미국이 내리는 것을 알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실행할 뿐”이라며 “미국이 종종 목표물을 지정하는 것도 알고 있다. 미국은 우리가 이를 안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사건을 부인하려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의 시도는 완전히 어처구니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관련 부서가 사건 수사에 착수했으며, 철저하고 시급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인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젤렌스키와 그 파벌들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사건 이후에도 푸틴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등 예정된 일정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은 오늘 크렘린궁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며 “대통령은 어렵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언제나 침착하게 행동하고 분명한 지시를 내린다”고 말했다.

오는 9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전승절 열병식이 예정대로 치러지고 푸틴 대통령도 예년처럼 연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렘린궁 드론 테러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러시아 주장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4일 MSNBC에 “우리는 이 일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일축했다.

커비 조정관은 “페스코프가 그냥 순수하고 단순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의 배후에 누가 있는지에 관한 정보가 없다”며 “미국은 크렘린궁에 대한 드론 공격에서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키이우 등에 드론 공격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이란제 드론 잔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보낸 자폭드론 24대 가운데 18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이란제 드론 잔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보낸 자폭드론 24대 가운데 18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크렘린궁이 드론 공격을 받은 이튿날인 4일(현지시각)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 미사일 공습이 단행됐다.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키이우 방공군이 무인항공기(UAV)를 격추했다고 키이우시 당국이 이날 저녁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다. 키이우시 당국은 "최근 공습 경보 동안, 키이우 시 상공에서 무인 항공기가 목격되었다"며 "그 물체는 방공군에 의해 격추되었다"고 전했다.  "인명피해나 주택이나 인프라시설 피해에 대한 정보는 없다"고 덧붙였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키이우시 솔로미안스키 지구의 주택가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며 무인 항공기 잔해일 수 있다고 밝혔였다. 

우크라이나 방공군은 러시아가 4일 새벽 공격용으로 발사한 자폭 드론 24대 중 18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키이우시는 성명에서 나흘 동안 세 번째로 우크라이나 수도를 겨냥한 모든 미사일과 드론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서도 수차례 폭발이 일어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사진에는 오데사 상공으로 치솟는 대형 연기 기둥이 보인다.

우크라이나 남부군사령부 관계자는 “러시아가 키이우와 오데사 등지에 24기의 자폭 드론을 보냈다. 이 가운데 18기를 격추했다”며 “파편이 떨어져 차량과 도로가 일부 파손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도 발사했지만 상공에서 모두 격추했다고 덧붙였다.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