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 발의 3년 - 대한민국 혐오차별 현실 진단 대토론회’가 열렸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 발의 3년 - 대한민국 혐오차별 현실 진단 대토론회’가 열렸다.

차별금지법·평등법이 발의된 지 3년이 됐지만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는 동안 사회 각계에서 혐오차별의 문제가 생겨났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 발의 3년 - 대한민국 혐오차별 현실 진단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권인숙·박주민·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혜영 정의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주민 의원은 “차별금지법 논의가 잘 되지 않는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여러 과정에 거쳐서 동료 의원을 설득했지만 많이 부족했다. 앞으로 1년 남았으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인숙 의원도 “차별금지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의 책임이 커 마음이 무겁다”고 얘기했다.

장혜영 의원은 “21대 국회 시작 한 달 만에 차별금지법을 발의한 이유는 20대 국회에는 발의조차 안 된 차별금지법의 불씨를 21대에서는 되살리고 실질적인 발의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법안 제정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다”며 “임기가 1년 남은 지금 정치가 차별금지법을 외면하는 동안 사회가 얼마나 퇴보했는지 진단하고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에 있어 마음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성별과 장애, 나이, 인종, 성적 지향 등 차별을 해서는 안 되는 사유를 명문화한 차별금지법안은 2020년 6월 29일 장혜영 의원의 대표발의로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다. 2021년 6월과 8월에는 이상민, 박주민 의원이 각각 ‘평등에 관한 법률안’과 권인숙 의원이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21대 국회에서 총 4건이 계류돼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 발의 3년 - 대한민국 혐오차별 현실 진단 대토론회’가 열렸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박주민의원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지하1층 대강당에서 ‘차별금지법·평등법 발의 3년 - 대한민국 혐오차별 현실 진단 대토론회’가 열렸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박주민의원실

시민단체에선 차별금지법이 계류돼 있는 동안 각계에서 나타난 혐오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지난 3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이주 가사노동자를 월 100만원에 고용할 수 있게 한 법안을 차별 근거로 들었다. 배 대표는 “가사노동이 여성의 노동이라는 점도 노동의 가치를매길 때 평가절하당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지금도 이주가사노동자들은 내국인 가사노동자보다 더 긴 시간을 일하지만 더 낮은 임금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정성조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경체활동에서 겪는 차별의 경험에 대해 설명했다. 정 집행위원은 “성소수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거나 성소수자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경우 취업의 관문에서 채용 거부 및 입사 취소의 결과를 마주하고 직장 내에서도 언어적 폭력과 업무상 부당한 대우 등을 경험하게 된다”며 “특히 트랜스젠더의 경우 이러한 차별 경험의 강도가 더욱 심한 편”이라고 지적했다.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은 2007년 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애인의 차별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모든 것은 예산과 연결돼 있다”며 “비장애인 중심적 사회에서 장애인은 쓸모없는 존재이고 비장애인보다 예산이 더 필요하다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 정부가 독일의 나치 T4 작전으로 장애인을 학살하고 있다”며 “더 이상 T4 작전으 중단하고 장애인을 배제하고 차별하지 말고 권리예산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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