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대반격 앞두고 곳곳 전승절 열병식

바무무트의 건물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바무무트의 건물이 러시아의 공격으로 화염에 휩싸였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우크라이나 의회가 2일(현지시각) 계엄령과 총동원령 90일 연장안을 승인했다.

우크라이나 '베르호우나 라다'(의회)는 이날 계엄령과 총동원령을 5월20일부터 90일 더 연장하는 대통령령을 승인했다고 우크린포름과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이 보도했다.

의회는 계엄령 연장에 관한 대통령령 9259호와 총동원령에 관한 대통령령 9260호를 각 324명과 333명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번 연장 기간은 8월18일까지이며, 이후 또 다시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이번 연장은 7번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을 개시한 지난해 2월24일 당일부터 3월 26일까지 첫 계엄령을 선포했다. 이어 그해 4월25일, 5월25일, 8월23일, 11월21일, 그리고 올해 2월19일, 5월20일까지 각각 연장했다.

이 기간 중 징집 대상인 18~60세 남성은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출국이 금지된다.

우크라이나가 오는 9일 러시아의 전승절을 맞아 대반격의 서막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러시아 일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MK)가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현지 군사정치연구센터 책임자 안드레이 클린체비치는 MK와 인터뷰에서 "적군(우크라이나군)이 오는 9일(전승절) 우리 영토 깊숙이 들어가는 큰 도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1일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해당 징후에는 양측의 군사 공격 강화, 러시아군의 방어 진지 이동,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러시아 서부 도시에서 발생한 폭발로 인한 열차 탈선 사고 등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지난 28일 국영 TV에 출연해 "반격 준비가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지휘관들이 방법과 위치,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반격 앞두고 곳곳 전승절 열병식

[모스크바=AP/뉴시스] 9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제77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이 열려 러시아 자주포 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모스크바=AP/뉴시스] 9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서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제77주년(전승절) 기념 열병식이 열려 러시아 자주포 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봄 대반격'을 앞두고 러시 곳곳에서 주요 국경일인 전승절 기념행사를 취소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사라토프 주지사는 2일(현지시각) "안전 문제" 때문에 전승절 열병식(퍼레이드)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라토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00마일(약 643㎞)이나 떨어진 곳에 있다.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름반도를 비롯해, 벨고로트, 쿠르스크, 베로네시, 오룔, 프스코프 지역도 열병식을 취소했다.
     
뱌체슬라프 글래드코프 벨고로트 주지사는 지난달 "도시 중심부에서 많은 수의 (군사)장비와 군인으로 적을 도발하지 않기 위해 열병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전승절을 노려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서방 언론들도 때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남부 자포리자 쪽에 있다는 익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준비가 돼 있고 오랫동안 반격을 기다려 왔다"면서 "우리는 재보급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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