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동부 항구도시 말린디 인근 샤카홀라숲에서 경찰이 시진 발굴작업을 하고 있다.  ⓒ케냐 시티즌TV 화면 갈무리
케냐 동부 항구도시 말린디 인근 샤카홀라숲에서 경찰이 시신 발굴작업을 하고 있다. ⓒ케냐 시티즌TV 화면 갈무리

케냐의 기독교계 사이비 종교 매장지에서 시신 65구가 무더기로 발굴됐다. 

24일(현지시각) B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케냐 경찰은 케냐 동부 항구도시 말린디 인근 샤카홀라숲에서 시신 65구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병원 이송 과정에서 숨진 8명을 포함해 사망자가 모두 73명에 이른다.

경찰은 법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800에이커(약 323만7000㎡) 면적의 샤카홀라숲을 봉쇄하고 발굴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시신 수색 작업 외에도 생존 교인 명단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 15일 "예수를 만나기 위해 굶어 죽으라"고 종용해 4명의 아사자를 낸 혐의로 기쁜소식국제교회 교주 매켄지 은텡게 목사를 체포하고 15명의 신도를 구출해 병원으로 이송했다. 현지 매체는 다른 추종자 6명을 체포했다.

금식 기도를 하던 29명이 살아서 구조됐다.

조사 결과 신도 15명은 교회 인근 샤카홀라 숲에 은신해 예수를 만나기 위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3달 동안 금식과 기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 중 4명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국영방송 KBC는 그를 "교주"라고 묘사했으며, 현재까지 58개의 무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무덤들 중 하나는 세 명의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들과 같은 가족 다섯 명의 시신을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주 기쁜소식국제교회가 소유한 샤카홀라숲에서 첫 시신이 발견되자 경찰은 대대적인 발굴 작업에 나섰다.

키투르 킨디키 내무장관은 샤카홀라숲 일대를 '범죄 현장'으로 선포하고 "헌법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에 기쁜소식국제교회의 집단 아사 사건을 제보한 인권단체 '하키 아프리카'는 "현재 구출된 생존 교인들이 여전히 금식을 고집하고 있으며 여전히 샤카홀라숲에 은신하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가 속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는 정부에 수색 작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군 병력을 투입할 것을 요청했으나 케냐 정부는 "현재 충분한 경찰 병력을 샤카홀라숲 수색을 위해 배치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텡게 목사는 지난달에도 2명의 아이를 굶어 죽인 혐의를 자수해 구속 기소됐으나 보석금 10만 실링(약 97만원)을 내고 풀려났다.

경찰은 다음달 법정 심리를 앞둔 은텡게 목사가 현재 구금 상태에서 물과 음식을 거부하고 기도와 금식을 하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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