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정권 여성 근무 금지는 유엔 헌장 위반
다음달 5일까지 아프간 사무소 폐쇄 여부 검토

로자 오툰바예바 지원단장이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모습. ⓒ뉴시스
로자 오툰바예바 지원단장이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해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모습. ⓒ뉴시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여성 직원 근무 금지’ 조치에 대응해 유엔이 현지 활동 중단 검토에 들어갔다.

11일(현지시간) 유엔 홈페이지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은 성명을 통해 여성 직원 근무 금지 조치에 대해 “유엔 헌장을 포함한 국제법에 따라 불법이며, 그 이유로 유엔은 준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로자 오툰바예바 유엔 아프간 지원단장이 다음달 5일까지 유엔 아프간 사무소 운영 여부 검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앞서 유엔은 탈레반 당국이 현지인 여성 직원의 유엔 사무실 출근을 막자 지난 5일부터 현지인 직원 전체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통보했는데, 해당 조치를 한 달 연장한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당시 트위터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여성 동료들의 업무가 금지된 것을 강력 규탄한다”면서 “이 조치가 번복되지 않으면 필요한 이들에게 구호를 제공하는 우리의 노력이 훼손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부르카를 입고 연습하는 농구선수의 모습. ⓒ뉴시스
부르카를 입고 연습하는 아프간 농구선수의 모습. ⓒ뉴시스

CNN은 2021년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한 이후 아프간의 여러 유엔 여성 직원들은 이미 괴롭힘과 구금 등을 경험해 왔다고 보도했다.

탈레반은 지난 2021년 8월15일 아프간을 점령한 이후 더 부드러운 통치를 약속하며 여성의 권리가 보호될 것이라고 국제 사회에 공언했으나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탈레반은 여학생의 중·고등 교육을 금지하고 여성의 취업을 학교와 병원 등 소수 기관으로 제한했다. 공공장소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쓰도록 강제했다.

또 남성 동행자 없이 여성이 외출할 수 없도록 했고, 심지어 여성들은 공원이나 놀이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 출입도 금지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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