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모니터 '평등국회지킴이'의 발족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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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정책위원장

지난 8월 30일 필자가 함께 활동하고 있는 (사)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이하 여세연)는 '평등국회지킴이'라는 국정모니터단의 발족식을 가졌다. 평등국회지킴이는 이번 17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진출한 여성의원 39명의 의정활동을 모니터링 하려는 목적으로 학생과 주부 등 일반 시민을 주축으로 조직됐다. 따라서 여세연의 평등국회지킴이는 비록 전문성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을지라도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상식의 정치'라는 점에서, 또 민주정치의 주역은 바로 일반 시민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가지며, 이들의 활동은 중요한 결과물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은 발족식 이전에 이미 모니터링을 위한 교육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전문가를 초청하여 훈련을 받음으로써 모니터링에 필요한 전문적인 능력을 키워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에 앞서 이들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국정모니터링에 대해 매우 의욕적인 자세와 열정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여성계에서는 보다 많은 여성이 국회에 진출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의 하나가 이번 17대 국회에서 여성국회의원의 비율이 역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돌파(13%)한 것이다. 여성국회의원의 수적 증가는 깨끗한 정치를 원하는 국민의 열망과 소수자로서의 여성의 목소리를 직접 대변할 여성의 대변자로서의 기대가 함께 작용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여성국회의원들에게 거는 국민과 여성들의 기대는 매우 크다. '평등국회지킴이 발족식 선언문'에서도 언급됐듯 우리는 여성국회의원들이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개혁적이고 민주적인, 투명한 의정활동을 이끄는 역할과 여성정치참여의 근거를 확립해나가는 기초를 다질 것이라고 믿는다.

독일속담에 '신뢰는 좋은 것이다. 그러나 감시는 더 좋다'라는 말이 있다. 부부나 남녀가 서로를 신뢰하는 것은 좋은 일이며, 또 이러한 신뢰 없이는 그 관계는 유지될 수 없다. 그러나 여성이든 남성이든 신이 아닌 인간인 이상 아차 하는 순간에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따라서 상대를 맹목적으로 무조건 신뢰하다가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절망적인 상태로 빠져버리고 깊은 배신감에서 상대를 철천지원수로 증오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목격한다. 이것보다는 오히려 상대에 대한 신뢰와 애정에 기초해서 상대를 감시하고 상대가 잘못하는 경우에는 매순간 이를 적절히 지적하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관계 자체가 파괴되는 최악의 상태를 방지할 수 있다. 여세연의 평등국회지킴이는 바로 이러한 신뢰와 감시가 함께 하는 관계를 여성국회의원들과 가지고자 한다.

지킴이들은 여성국회의원들을 신뢰하고 있으며 또 이들을 우리 여성들의 자랑스러운 대표자로 보면서 이들에 대해 무한한 애정과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평등국회지킴이가 신뢰와 애정만을 강조하고 여성국회의원들을 무조건적으로 감싸거나 이해하려고만 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평등국회지킴이를 여성의원들의 '홍보도우미'로 타락시킬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지킴이와 여성국회의원 모두의 상생(相生)이 아니라 상살(相殺)로 귀결될 것이다. 또한 평등국회지킴이는 결단코 감시만을 중시해서 모니터링을 통해 여성국회의원들이 범하는 실수나 오류를 들추어내어 비난하고 이들의 능력과 자질을 폄하하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는 부정적인, 파괴적인 감시가 아니라 긍정적인, 창조적인 감시를 하고자 한다. 즉 평등국회지킴이의 목적은 여성국회의원들에 대한 신뢰에 바탕을 두고 이들이 국민의 열망인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 희망의 정치,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는 정치를 앞장서서 실현할 수 있도록 애정 어린 감시를 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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