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 97년부터 여생도 입교…'금남의 영역' 무너져

국방부, 2020년까지 전체 간부 5% 여성으로 충원

여군 직업 인기 '짱'… 채용 경쟁률 30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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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회적으로 불고 있는 여풍(女風)이 '남성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군대 내에서도 거세다. 90년대 중반까지 여군들은 '구색 맞추기'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간호분야에 치중해 있는 등 군 진출 분야에 제한을 받았다. 엘리트 군인을 양성하는 육해공군 사관학교들은 97년 이후부터 여성 생도들을 받아들였다. 오랜 세월동안 군대가 여성들에게 닫아놓은 빗장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풀리고 있다. 이제 여성들은 남성과 동등하게 병과 훈련을 받고 있다.

여성들의 군대 진출은 사관학교의 문호 개방 이후 가속화되고 있다. 97년 공군이 최초로 여생도 19명을 입교시킨 이후 98년 육군사관학교가 25명을 받아들였으며 99년 해군사관학교가 21명의 여생도 입학을 허용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자 사관후보생(일반대학 졸업자가 장교가 되는 과정)과 부사관의 길도 열렸다. 올해 초 여성들의 3사관학교 입교가 허용되면서 여군 진출을 가로막았던 마지막 방해물이 없어진 것. 지난해까지 전문대 졸업자들은 장교 지원을 할 수 없었지만 이제 전문대 졸업 또는 대학 2년 이상 재학 여학생들이 여군 장교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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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혹독한 훈련을 함께 치르는 여성들은 '이제 남성들도 여성군인을 보호가 필요한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최근 여군이 되고 싶어하는 여성들도 크게 늘어나 여군 채용 시 평균 경쟁률은 30대 1을 넘고 있다.

9월 6일은 대한민국 여군이 탄생한 지 54주년을 맞는 날이다. 세월의 무게에 비춰볼 때 여군의 입지는 수적으로 아직도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군대 내 여성비율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여성의 수는 8월 현재, 장교와 부사관을 합쳐 3500여 명에 불과하다. 여성 장군 1명을 비롯해 간부급(영관급 이상) 여성은 전체의 2.3%에 머물고 있다. 국방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체 간부의 5%를 여군으로 충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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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여군발전단 대위는 “여군의 영역이 간호업무 및 비전투 행정분야에서 탈피해 포병, 기갑, 군종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남군과 차별 없이 동등하게 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89년 여군 병과의 폐지는 여군이 군에 적극적으로 통합되고 주류화하기 시작한 중요한 첫 국면이었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군대를 선호하는 이유는 다른 직업에 비해 직업의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급여와 진급 등에서 남녀 간 불평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임신, 출산, 육아 등 모성보호와 관련한 직업 조건도 다른 직업에 비해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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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국방부는 지난해까지 여자 군인에 대해 1세 미만의 자녀 양육에 대해서만 휴직할 수 있던 것을 3세까지로 늘렸다. 또 임신 초기 입덧이 심하거나 유산의 우려가 있을 경우에도 휴직이 가능해졌다.

안 대위는 “여군으로서 군임무를 수행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임신, 출산, 육아 등 모성보호와 관련된 것”이라며 “출산 육아휴직을 더욱 활성화하고 보육시설을 구축하는 등 군과 가정의 인프라를 구축해나가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임현선 기자 sun5@

▣여군이 걸어온 길

50년 창설… 여군발전단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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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여군 간부 후보생 1기가 부관학교에서 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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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여성에게 문호가 개방된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풍경.

여군의 역사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9월 1일 '조국을 구하는 데는 남녀 구분이 있을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 여자 배속장교에 의해 여자의용군 교육대가 창설된 것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자의용군 제1기 500명은 전쟁에 필요한 훈련을 이수한 후 육군본부와 첩보대 등에 배치돼 행정업무 및 첩보수집, 선무심리전의 임무를 수행했다.

51년 육군본부에 여군과가 설치되었고 53년에는 여군 간부 후보생 1기 30명이 탄생했다. 69년 9월 특전사 여군 중대가 창설되었다. 71년 10월에는 여군 하사관 후보생 1기 50명이 임관했으며 73년 7월에는 초대 여군 중대장 권행옥 대위와 병사 17명을 모체로 본부사령실 예속으로 여군 중대가 창설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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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이 비약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것은 90년 이후부터이다. 90년 여군 병과를 남군과 동일한 제병과로 분류해 여군 장교의 활용 범위를 확대했다. 93년 임관한 보병장교를 전원 소대장에 배치하고 이후 중대장과 연대장까지 역임하는 등 군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했다.

공군에선 97년 처음으로 여성에게 사관학교 입학을 개방했다. 이어 육군사관학교(98년)와 해군사관학교(99년)가 차례로 개방되어, 2001년 공사 49기 여군 장교 18명, 2002년 육사 58기 여군 장교 20명, 2003년 해사 57기 여군 장교 23명을 배출했다. 2001년부터는 공군과 해군에서 여학사 장교, 부사관을 모집하고 있다.

2002년 1월에는 양승숙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이 장군으로 임명되어 첫 여군 장군으로 기록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여군이 군의 주류인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국방부 여군발전단(단장 민경자)이 창설되었다. 2003년부터 육군 부사관의 야전전환을 통해 행정지원 위주의 임무에서 탈피한 야전부대 초급 지휘관의 역할을 맡고 있다.

▣ 해외 여군 현황

여군비율 이스라엘 30%, 미국 14.8%, 프랑스 13%

지난 7월 독일 정부는 현재 약 5.4%인 독일군 내의 여군 비중을 15%로 높인다는 내용이 담긴 군 남녀평등법안을 승인했다. 이 법안은 진급이나 신규 직책을 임명할 때 여성 후보자가 상응한 자질과 업적이 있을 경우 우대해주고 특임관 보직 임명 시 남성과 동등한 자격을 주는 한편 육아와 가사부담을 고려해 파트타임 일자리를 확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현재 독일군의 여성 비중은 프랑스(13%), 영국(9%), 네덜란드(8.5%) 등 서유럽 주요 국가나 미국(14.8%)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약 1만200명인 여군 대부분이 의료와 행정분야 등에 배치돼 있으며 전투병과 비중은 2%에 머물고 있다. 75년부터 의료분야에 제한해 여군을 선발한 독일은 2001년에야 비로소 모든 병과에 여성이 지원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한편 48년 건국 때부터 남녀병역의무를 명시한 이스라엘의 여군 비율은 30%를 차지하고 있다.

▣ 한국 여군현황

육군이 가장 많아…간호업무 치중

현재 70만 명에 달하는 군인 가운데 여군은 총 3500여 명에 불과하다. 이는 간부대비 2.3%에 불과한 숫자이다. 이 중 육군에 소속된 여군은 2800여 명으로 가장 많고, 해군 200여 명, 공군 500여 명이 배치되어 있다. 장교 수는 육·해·공군을 합쳐 총 2000여 명으로 간부대비 3%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영관급은 200여 명이다. 부사관은 총 1500여 명으로 간부대비 2%를 차지한다.

2004년 7월 현재 병과별 여군현황을 살펴보면, 육군에서 간호 업무에 가장 많은 762명이 배치되어 있다. 보병이 502명, 부관 356명의 순이다. 해군에선 항해 업무에 57명이 배치되어 있으며 간호 업무에 39명이 활동하고 있다. 공군에선 무기정비에 54명, 보급수송에 51명이 배치되어 있다.

▣ 여군이 되려면

18∼27세 이하, 미혼만 지원 가능

육군 여군지원 현황을 살펴보면 2002년 부사관에 989명이 지원해 129명이 선발됐고, 2003년엔 2410명이 지원, 174명이 선발되어 여군 지원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여군 부사관이 되려면 우선 '18세 이상 27세 이하의 미혼여성'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신장은 155~183㎝, 체중은 45∼87㎏이어야 한다.

또한 신체등급이 1, 2등급을 받아야만 지원이 가능하다. 여성 부사관의 경우 3년의 의무복무기간을 채워야 하며 이 후 장기지원이 가능하다. 보수는 남성부사관과 동일하다.

임영현 기자 sob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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