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5년 만인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검찰에 체포돼 이송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박근혜 정부 당시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해외 도피 5년 만인 2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검찰에 체포돼 이송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전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의 계엄령 문건 의혹 핵심 인물인 조현천(64) 전 기무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는 31일 오전 조 전 사령관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정치 관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은 지난 2017년 12월 미국으로 도피한 지 약 5년3개월 만인 지난 29일 미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조 전 사령관을 체포했다. 

검찰은 지난 2018년 9월 법원에서 조 전 사령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미리 발부 받고, 입국한 조 전 사령관을 계엄 문건 사건 등 관련 피의자로 압송해 조사를 벌였다.

조 전 사령관은 지난 30일 오후 11시30분쯤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서울남부구치소로 이송됐고, 이르면 이날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을 때까지 머무를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사령관은 지난 2016년 보수성향 단체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와 관련해 부하들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 기무사 요원들을 동원해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칼럼과 광고를 게재하는 등 여론을 형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과 관련한 내란음모 혐의는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포함되지 않았다. 조 전 사령관의 구속영장 발부 후 계엄령 검토 문건이 작성된 구체적 경위를 본격 수사할 방침이다.

군인권센터와 이철희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8년 7월 기무사 계엄령 문건 의혹을 공개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수사를 특별지시했다. 검찰은 군과 군·검 합동수사단을 꾸려 약 3개월간 수사를 진행했다.

합수단은 계엄령 검토 사실을 숨기기 위해 위장 태스크포스(TF) 관련 공문을 작성한 기무사 장교 3명(전 기무사령부 3처장·계엄 TF 팀원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합수단은 당시 조 전 사령관에 대한 여권무효화와 인터폴 수배를 요청했다. 합수단은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소강원 전 기무사 참모장 등을 소환 조사했으나 조 전 사령관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관련자들도 혐의를 부인하면서 수사가 진전되지 못했다.

합수단은 2018년 11월7일 조 전 사령관을 기소중지 처분했다. 박 전 대통령, 황교안 전 대통령 권한대행, 김 전 실장, 한 전 장관 등에 대해서는 참고인 중지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이 계엄령 문건 작성 TF 설치 사실을 숨기기 위해 기무사 직원들에게 허위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도 파악하고 있다.

계엄령 문건을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행사)로 앞서 재판에 넘겨졌던 소강원(60) 전 기무사 3처장(참모장)은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2부(재판장 최은주)는 지난달 16일 소 전 참모장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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