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5월 6일까지
42개국 247편 상영
개막작 다르덴 형제 ‘토리와 로키타’
폐막작 김희정 감독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집행위원장 된 정준호 “정통성·대중성 잡겠다”

​31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 현장. (왼쪽부터)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 우범기 조직위원장,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31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 현장. (왼쪽부터)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 우범기 조직위원장,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는 4월27일부터 5월6일까지 전주 일대에서 개최된다. 42개국 247편(해외 125편·국내 122편)이 관객을 기다린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은 66편이다. 

개막작은 벨기에 거장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 ‘토리와 로키타’다. 벨기에에 사는 아프리카 출신 난민인 11세 토리와 16세 로키타가 어려운 생활에도 아무도 꺾을 수 없는 우정으로 맞선다. 2022년 칸영화제 75주년 기념상 수상작이다. 다르덴 형제가 영화제 기간 내한해 전주를 찾을 예정이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벨기에 거장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 ‘토리와 로키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인 벨기에 거장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 ‘토리와 로키타’.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인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인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31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 현장. (왼쪽부터) 폐막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의 문우진 배우, 김희정 감독, 박하선 배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31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 현장. (왼쪽부터) 폐막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의 문우진 배우, 김희정 감독, 박하선 배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폐막작은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여성의 이야기다. 김애란 작가의 동명 단편 소설이 원작이다. 한국 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은 2016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이후 7년 만이다.

주연을 맡은 박하선 배우는 “원작을 보고 오랜만에 바닥을 기며 울어봤다. 동생이 간 지 얼마 안 돼 애도하는 마음이 필요하던 때였다. 감독님이 가족을 잃은 아픔이 있는 사람이 이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길래 그럼 해야겠구나 싶었다. 제가 느낀 시원한 애도의 마음이 관객에게 전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제경쟁’ 섹션에선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영화를 연출한 감독들의 작품 중에서 아시아 최초로 상영되는 작품 10편이 상영된다. 1960, 70년대 구소련을 배경으로 주인공의 비극적인 삶을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절제된 흑백 영상을 통해 보여준 우크라이나 작품 ‘사셴카’, 덴마크의 시골 마을에서 양부모와 조용한 일상을 살지만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내적 갈등을 겪는 한국계 입양인의 심리를 그린 말레나 최 감독의 자전적 영화 ‘조용한 이주’, 버지니아 울프의 「올란도」에서 영감을 받은 ‘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 등이 눈에 띈다.

‘한국경쟁’ 섹션에선 ‘퀴어·SF’ 키워드가 두드러진다. 윤수익 감독 신작 ‘폭설’은 어른이 되어 가는 두 소녀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다. 풋풋한 시절 한소희 배우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한제이 감독의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는 1999년 고등학교 태권도부를 배경으로 한 청춘 퀴어 드라마다.전주영 감독의 ‘미확인’은 1993년 UFO가 각 도시 상공에 나타난 후, 외계인들이 지구인을 가장해 등장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싱가포르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영됐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개교 40주년을 맞아 그간 제작된 단편영화 중 40편을 엄선해 상영하는 ‘KAFA 40주년 특별전’도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상영작은 전주 시내 6개 상영관 23개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전체 상영작 중 38편은 온라인으로도 상영된다. 

개막식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시상식과 폐막식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개최된다. ‘골목상영’, ‘영화X산책’ 등 부대행사가 남부시장, 동문 문화센터, 서학예술마을, 전라감영 등 전주시 곳곳에서 열린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포스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포스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31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 현장에서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31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 현장에서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반대여론 속 공동집행위원장 된 정준호
“우려 있지만 더 나은 영화제 만들도록 능력 발휘할 것...후원회도 발족”

이번에 처음 전주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은 배우 정준호는 ‘외연 확장’을 강조했다. 그는 31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기존의 정통성을 잘 유지하고, 전주 시민과 국내외 영화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성 있는 영화제로 발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독립예술영화 감독들을 돕기 위한 후원회도 발족했다.

그를 향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집행위원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영화계 일각에서는 반대 여론이 거셌다. 상업영화로 경력을 쌓아 독립영화 경험이 부족하고, 국제영화제 관련 경험도 부족하며, 보수 정치인의 선거 유세에 나서는 등 정치색이 짙다는 게 이유였다. 조직위원장인 우범기 전주시장이 인사를 강행하자 방은진 감독, 권해효 배우, 한승룡 감독 등 영화인 이사 3인은 항의 차원에서 사퇴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민성욱(전 부집행위원장)·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정준호는 “제가 위원장직을 잘할 수 있을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고 인정했다. “제 능력을 더 발휘해서 민폐가 되지 않도록, 0.1%라도 더 나아지는 국제영화제를 만들도록 하겠다”며 “우범기 시장과는 이번 영화제 때 처음 뵀다. 이 자리에 압력에 의해 오진 않았다”며 ‘낙하산 인사’ 의혹을 일축했다. 주차장 확보 등으로 관광객이 편하게 즐길만한 축제를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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