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간호사, 약사 정계 진출 많아

출산문화 변화로 대학원에 조산사 과정 검토

우리나라 여성인력의 '대동여지도' 작업으로 비유되는 <여성신문>의 '1만 명 여성 리더 찾기' 작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호부터는 네트워크면의 '1만 명 여성 리더를 만나다' 코너를 확대해서 분야별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 리더들을 매주 소개할 예정입니다. 한국사회의 미래를 이끌어 갈 여성 리더들을 발굴해냄으로써 여성인력 풀(pool)을 확보하고 여성들 간의 네트워킹, 여성 리더십을 개발하는 것으로 이어질 '1만 명 여성 리더 프로젝트'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분야별 여성 리더 찾기 작업의 첫 시리즈인 '의료, 보건 분야' 여성 리더들은 모두 1000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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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제2조에 따르면 '의료인이라 함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및 간호사를 말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이 5개 부문 외에 약사, 의료기사에 해당되는 임상병리사, 치위생사 등 넓게 보아 보건분야에 해당되는 3개 부문을 추가해서 '의료, 보건분야'에 포함시켰다.

각 분야의 협회 즉, 한국여자의사회, 대한여자치과의사회, 대한여한의사회, 대한간호협회, 대한조산협회, 대한약사회 내 여약사위원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등으로부터 중앙의 임원들과 각 분회 또는 지부의 임원들, 지금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 분들을 추천받았고 의대, 치대, 한의대, 간호대 교수들 중 정교수들을 포함시켰다.

또한 자료들을 통해 '여성이 별로 진출하지 않은 분야에서 개척자적 역할을 한 사람들' '중요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 '여성의 인권 향상에 기여한 사람들' '대중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포함시켰다. 그 결과 의사 327명, 치과의사 129명, 한의사 26명, 간호사 466명, 조산사 36명, 약사 81명, 임상병리사 64명, 치과위생사 76명 등 총 1205명으로 나타났다.

2004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2년 여성의사비율은 18.4%, 여성치과의사는 21.6%, 여성한의사는 11.9%, 여성약사는 61.9%이다. 75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특히 한의사와 약사는 75년에 비해 각각 10.1%포인트, 약사는 13.6%포인트 증가하여 다른 분야에 비해 더 많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의사부문을 보면 2000년대 들어서면서 의대에 입학하는 여학생들이 급격히 증가해 2003년도 의사 신규 면허취득자 총 3159명 가운데 여성의사는 940명으로 33%를 차지했다.

여자의대생 급증, 전문의 30% 이상

연령별로는 30대 여성들이 전체 여성 의사의 4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30대를 주축으로 양적인 팽창뿐만 아니라 질적 향상을 꾀하며 점차 강해지고 있다. 현재 50세 이상의 여성의사들은 전체의 7.6%에 지나지 않지만 여성 의사 양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복희 전 이화여대 교수는 여성의료인 양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홍성운 전 원자력병원 전문의는 핵의학과에서 개척자 역할을 했다. 조윤애 고려대병원 안과교수는 소아안과질환계를 발전시켰고,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마취과 윤덕미 교수는 '통증의학' '핵의학' 등의 개척자로, 서울대 의대 소아외과 박귀원 교수는 소아외과 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과 박인숙 교수는 2004년 우리나라 최초의 직선 여성 의대학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또한 과거 소아과, 산부인과에 국한되어있던 분포도 점차 다른 전문 영역으로 확산되면서 2002년에는 '금녀의 구역'이라 불리던 비뇨기과에 첫 여성 전공의 윤하나 이화여대 교수가 탄생하기도 했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을 직접 찾아가 방문 진료를 하고 있는 가정의학 전문의 백인미 우리집의원 원장은 의사로서의 사명감, 헌신성을 보여주는 좋은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정치권으로 진출한 의사로는 17대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포천중문의대 안명옥 교수가 있는데, 미혼여성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소녀들의 산부인과'를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방송, 집필 활동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의사로는 양창순신경정신과 대인관계클리닉의 양창순 원장, 전 이나미신경정신과의원 이나미 원장, 전 정혜신정신과의원 정혜신 원장이 있다.

다음은 치과의사부문을 살펴보겠다. 대한여자치과의사회에 따르면 80년대만 해도 치의대 입학생 중 10% 정도만이 여학생이었으나 요즘은 입학생의 40∼50%를 차지하면서 양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도 여자치과의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있긴 하지만 지금의 양적인 증가추세를 볼 때 이러한 인식도 상당 부분 사라지리라 예상된다.

한의사부문을 보면, 대한여한의사회는 활발한 사회활동, 봉사활동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전 회장이면서 호주제폐지를위한시민의모임(이하 호폐모)의 운영위원인 홍명한의원의 고은광순씨, 역시 호폐모의 운영위원이면서 다양한 여성주의 문화활동을 벌이고 있는 남강한의원의 이유명호씨를 들 수 있다. 불임치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꽃마을한방병원 강명자 원장과 세화당한의원의 김여화 원장은 활발한 사회봉사활동으로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들이다. 최근 새롭게 회장에 선출된 이은미 여성한의원 원장은 여성의 몸과 마음의 치유에 집중하는 여성전문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역시 '나눔의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란에서 18년 동안 왕실주치의로 일한 영림한의원의 이영림 원장도 독특한 이력을 자랑한다. 이란인들의 눈에 진맥만 보고 병을 알아맞힌다고 해서 '골드 핑거'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이 원장은 지금은 한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음은 간호사부문으로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간호사의 여성비율은 거의 100%다.

우리나라 전체 간호사는 약 20만 명이고 그 중에 남자는 500명 정도이다. 따라서 협회 임원들도 전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간호분야에서 중요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은 제11대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한 적십자간호대학의 김모임 학장,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명예회장을 지낸 최영희 전 대한간호협회장,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김화중 전 대한간호협회장, 김의숙 현 대한간호협회 회장 등을 들 수 있다.

임상병리사 절대다수 여성, 고위직은 남성

다음은 조산사부문으로, 대한조산협회에 따르면 최근 병원 위주의 출산문화에 대한 비판이 일면서 조산원에서의 출산은 늘어나고 있지만 조산사의 수는 반대로 줄고 있는 상황이다. 조산사에 대한 법적, 사회적 혜택이 전혀 없어 젊은 사람들이 조산사가 되기를 꺼려하기 때문인데, 현재 조산사 과정을 대학원에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꾸준히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약사분야는 최근 대한약사회 내 여약사위원회를 '사회참여위원회'로 이름을 바꾸면서 다양한 사회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중요한 인물로는 전 여약사위원회 회장을 지내고 현재 한국여성단체연합 부회장을 맡고 있는 박정자씨, 7대 정무 제2장관을 역임하고 12,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여약사위원회 김장숙 지도위원 등이 있다. 약사 중에는 정치계로 진출한 여성이 많다. 17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장복심 전 대한여약사회 회장, 경기 안성에서 당선된 열린우리당 김선미 국회의원이 있고, 이번 총선에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출마했던 전 한국여약사회 문희 명예회장이 있다.

치과위생사분야도 간호분야와 마찬가지로 99%가 여성이고, 임상병리사는 면허증 소지자의 3분의 2가, 입학생의 3분의 2가 여성이지만 대학종합병원, 대학병원 등의 고위직은 대부분 남성차지이고 대한임상병리사협회의 집행부 중 과장급 이상 34명 중에 4명만 여성인 상황이다.

의료, 보건분야는 양적으로도 급성장을 하고 있고, 다양한 부분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긴 여성들이 다른 분야에 비해 많은 편이다. 앞으로 사회 전체에 기여하면서 여성 의료인으로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성장을 기대해 본다.

강시현 1만여성리더 프로젝트팀 팀장

▣의료 분야 포커스 인터뷰

이은미 대한여한의사회 회장, 여성한의원 원장

마음 치유자가 곧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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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한의학을 목표로 하는 여성한의원 원장이자 대한여한의사회 회장인 이은미 원장은 “나의 취미는 환자들과 수다떨기”라고 얘기할 정도로 환자를 대하는 마음가짐과 병을 치료하는 방식이 남다르다. “진료할 때 약만 주면 다시 재발하기 마련입니다. 병이 나게 한 원인, 즉 마음, 생활을 변화시켜야죠. 그래서 환자들을 친구라 생각하고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눕니다” 가령, 여드름 환자가 있으면 단지 피부를 보는 게 아니라 마음 속에 생긴 분노와 열을 식혀서 낫게 한다는 것이다. “마음이 약해서 병이 나는 겁니다. 밥만 소화시킬 게 아니라 스트레스도 잘 소화시켜야 하고 마음에 구역을 정해서 한 영역이 다른 영역을 지나치게 침범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 하죠” 여성으로 살면서 겪는 경험들이 여성들을 아프게 하는 주요인임을 생각해 볼 때 이은미 원장의 방식은 보다 근본적인 치유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제 성공요인은 환자가 왔을 때 상대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점입니다. 좋은 의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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