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는 28일 오전 충남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에서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의 유해를 공개했다. ⓒ진실화해위원회
진실화해위는 28일 오전 충남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에서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의 유해를 공개했다. ⓒ뉴시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과 관련해 수십구의 피해 유골을 발굴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7일부터 충남 아산시 배방읍 공수리 성재산 방공호에서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의 유해를 발굴한 결과 총 40여구의 유해를 발굴했다고 28일 밝혔다.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남성이다.

아산 부역 혐의 희생 사건이란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9~11월, 아산지역을 점령한 북한군을 도왔다는 의심을 받은 지역 주민과 그 가족들이 온양경찰서 경찰관과 치안대(대한청년단 등)에 의해 집단 살해당한 사건이다.

희생자 규모는 800여명에 이르며, 현재까지 희생자 77명의 신원이 파악됐다.

진실화해위는 "폭 3m, 길이 14m의 방공호를 따라 밀집된 채 학살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해 대부분의 무릎이 구부러져 있고, 앉은 자세를 하고 있어 학살당한 후 좁은 방공호에 바로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진실화해위는 "머리 위에는 파랗게 녹슨 탄피가 얹혀 있고, 손목에는 군용전화선인 삐삐선이 감긴 채 발견됐다"며 "학살 도구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A1 소총 탄피 57개 등이 다량으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당시 온양경찰서에 근무했던 한 참고인은 매일 밤 트럭으로 40~50명의 부역 의심자를 방공호로 실어 가 처형했다고 진실화해위에 진술했다. 온양경찰서에서 근무했다는 또 다른 참고인은 1·4 후퇴 시기 당시 온양경찰서장으로부터 부역자 처형 지침을 하달받았다고 전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해 5월 아산시, 아산유족회와 이곳을 시굴한 결과, 유해 일부와 탄피를 확인해 발굴 가능 지역으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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