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전국 무장애 공원 편의시설 실태조사’ 결과
편의시설 안내 책자, 무장애 정보 부재로 정보 접근도 어려워

서울시 양천구는 신월4동 당곡어린이공원과 신월7동 아동어린이공원이 재정비를 마치고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놀이터로 새롭게 변신했다고 17일 밝혔다. 신월7동 아동어린이공원의 재정비 후 모습. ⓒ양천구청
서울시 양천구에 위치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놀이터. ⓒ양천구청

상대적으로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고령자·임산부 등을 위해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없앤 ‘무장애 시설’이 지자체별로 확대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이들이 편히 이용하기엔 장애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이 전국 무장애 공원 18개소의 편의시설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부는 시설 설치나 정비상태, 정보제공 등이 미흡했다고 24일 밝혔다.

장애인 이동 편의성 제고를 위한 시설 정비 필요

조사대상 무장애 공원 18개소 중 2개 층 이상의 건축물이 있는 16개소를 확인한 결과, 모두 경사로 또는 장애인용 승강기나 휠체어리프트가 설치돼 있어 관광 취약계층에게 이동 편의를 제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 11개소의 계단과 13개소의 경사로 손잡이에는 시각장애인용 점자표지판이 없거나 훼손돼있었고, 8개소는 계단의 시작 및 끝 지점에 점형블록이 없어 시각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높이기 위한 시설 정비 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물의 주출입구로 연결되는 접근로의 경우 조사대상(18개소) 모두 유효폭이 1.2m 이상으로 휠체어 이용자가 통행하기에 적합했고, 접근로에 공작물을 설치하거나 바닥재의 질감을 차도와 다르게 해 경계를 분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6개소는 주 접근로의 단차가 2cm를 초과했고, 4개소는 접근로가 보도블록 파손 등으로 평탄하지 않아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었다.

이외에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장애인전용 표시가 손상되어 있거나 바탕이 채색되어 있지 않아 식별이 어려운 곳이 6개소였다.

점자보도블럭이 훼손된 모습. ⓒ뉴시스
점자보도블록이 훼손된 모습. ⓒ뉴시스

일부 장애인용 화장실에 점자표지판, 비상용벨 등 설치 미흡

조사대상 18개소의 장애인용 화장실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성별구분용 점자표지판을 미부착한 곳이 4개소, 화장실 전면에 점형블록을 설치하지 않은 곳이 3개소, 냉온수 구분 점자표시가 없는 곳이 10개소로 확인되는 등 시각장애인의 이용 편의성 제고를 위한 점자 표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화장실 내에 비상용벨을 설치하지 않았거나 설치 위치가 1m 이상으로 다소 높아 비상시 이용하기 어려운 곳이 일부 확인됐고(4개소), 청소도구 또는 쓰레기 적재(4개소), 잠금장치 미설치(1개소) 등 관리가 미흡한 곳도 있었다.

무장애 편의시설 정보제공 확대 필요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 등이 이용 가능한 동선과 편의시설을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조사 결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촉지안내판 미설치(4개소) 및 관리 미흡(8개소), 편의시설 안내용 리플릿 미제공(10개소), 누리집 내 무장애 정보 부재(15개소) 등이 확인됐다. 이처럼 상당수 무장애 공원이 편의시설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나, 편의시설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제공의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관계 부처와 공유해 정책개선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조사대상 소관 지자체 등 관리 주체에게는 무장애 편의시설의 개선 및 정보제공 확대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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