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아테네올림픽에 부쳐

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미국의 경제학자인 베르나르 교수는 올림픽 메달 숫자를 보면 그 나라의 경제 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하였다. 그는 미국이 아테네올림픽에서 93개의 메달을 딸 것으로 보았는데, 이는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많은 숫자이지만 바르셀로나올림픽의 13%에 비해 줄어든 것이다. 반면에 중국과 같이 빠른 경제성장을 하는 나라는 선수들의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경제개발 초기인 1960년대와 70년대 중반까지는 단 한 개의 금메달도 따지 못하였다. 반드시 비례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돈이 있으면 선수들 지원도 하고 최신 장비도 사용하며, 무엇보다도 스포츠 외교를 통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스포츠를 잘 활용하면 나라의 경제에도 득이 된다. 이탈리아는 로마올림픽을 통하여 패션 강국의 이미지를 부각시켰고,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경제 발전의 발판으로 삼았으며, 한국은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전쟁과 폐허의 나라라는 인식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외환위기 직후 절망감에 싸여 있던 우리 국민에게 박세리가 맨발을 벗어가며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장면은 희망을 불러 일으켰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캐나다는 몬트리올올림픽을 치른 이후 아직까지도 그 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을 지출하고 있으며 동계스포츠 시설 때문에 환경과 생태계가 파괴된 사례도 곳곳에서 나타났다. 방송중계 때문에 경기시간이 변경되어 올림픽을 위한 방송인지 방송을 위한 올림픽인지 알기 어렵게 됐다는 비판도 나왔다.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에 있어서 스포츠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말할 나위도 없다. 나이키는 프로농구 스타인 마이클 조던을 광고 모델로 채용하고 새로 개발된 제품에 '에어 조던'이라는 이름을 붙여 1억 달러가 넘는 매상을 올렸다. 코카콜라가 펩시콜라를 따돌리고 음료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데는 올림픽 공식스폰서를 장기계약으로 따내고 월드컵 축구 등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를 후원하여 얻은 브랜드 효과가 큰 기여를 하였다.

지나친 스포츠의 상업화로 인한 부작용도 없지는 않다.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인 벨기에의 클리스터스는 대표단 유니폼으로 아디다스 제품이 공급되자 스폰서 회사인 필라와의 계약을 지키기 위해 아테네올림픽 출전을 포기하였다. 국제올림픽 위원회는 이러한 부작용을 다소라도 줄이기 위해 선수들의 유니폼에 붙이는 상표의 크기를 제한하였는데 그 결과 선수가 상표의 일부를 반창고로 가리고 시상대에 오르는 웃지 못할 광경도 연출되었다.

그러나 스포츠 마케팅은 필연적인 대세이다. 삼성그룹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많은 한국 기업인들도 올림픽이 열리는 아테네 현지에 가서 판촉과 홍보활동을 벌였다. 삼성은 올림픽과 성화 봉송을 공식 후원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세계 20위 권으로 올리려고 하고, 현대는 지역 스폰서십을 통해 도요타에 빼앗겼던 그리스 시장 1위의 점유율을 되찾으려고 하며, LG는 아테네 지하철역에 브랜드 이미지 및 제품 광고를 하였다.

2008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인 올림픽의 경제적 의미는 훨씬 더 크다. 중국은 올림픽을 낙후된 사회간접자본과 교통망을 정비하며 경제의 선진화를 이룩하기 위한 계기로 삼기 위해 수십조 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이는 한국의 기업들에도 스포츠 상품은 물론 자동차와 첨단 디지털 제품과 같은 상품의 판매 기회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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