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운영 끝내는 자립형 사립고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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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희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이사장

지난 2002학년도부터 시작하여 3년 계획으로 실시되었던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의 시범운영이 2004학년도를 마지막으로 끝나게 된다. 2005학년도 이후에는 이 제도가 어떻게 될 것인가? 확대될 것인가, 혹은 취소될 것인가에 교육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강원도 민족사관고등학교, 경남 울산 현대청운고등학교, 경북 포항제철고등학교, 전남 광양제철고등학교, 부산 해운대고등학교, 전북 전주 상산고등학교. 이들 여섯 학교로 시작된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의 시범 운영에 대한 평가 결과가 앞으로 우리나라 중등교육의 중요한 정책을 판가름하는 척도가 될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자립형 사립고교는 1995년 5월 31일 발표된 교육개혁안에서 처음 제안된 정책이다. 그 내용의 핵심은 건학 이념이 분명하고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재단 전입금과 학생 납입금 등으로 운영할 능력이 있는 사립고등학교는 등록금을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학생들에게는 학교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 제도는 논의가 시작되던 당시부터 우리나라 중등교육 체제의 근간을 이루는 평준화 정책과 조화되기 어렵고 결국은 이들 학교가 새로운 입시 명문학교로 부각되어 위화감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시행이 미뤄지다가 뒤늦게 서야 시범사업으로 실시하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시범사업이 끝나가는 시점인 지금까지도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도입에 대한 교육계 주변의 반응은 찬성 아니면 반대로 선명하게 엇갈리고 있어서 교육제도의 발전적인 성숙한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실망스럽다. 지금쯤 되어서는 찬성 아니면 반대라는 의견대립이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제도 안에서 조화롭게 다양한 제도를 안착시키는 방안을 놓고 구체적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나라 중등교육에 평준화가 도입된 지 30년 세월이 지났다. 그 동안 상황이 많이 달라졌는데 계속 평등만을 강조하는 것으로 교육정책의 모든 초점이 맞추어진다면 국민들의 한껏 높아진 다양성과 높은 수준을 갈구하는 교육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답을 찾을 길이 없다. 세계무대는 무한경쟁으로 가고 있는데 현재와 같은 획일적 학교제도와 교육과정으로 교육의 발전을 계속 묶어둔다면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지는 뻔한 노릇이다. 국민들의 의식과 안목은 세계를 향해서 열려 있는데 제도로 이를 가두어 놓을 수 없어 이미 너무 많은 우리의 아이들이 외국의 교육기관 신세를 지며 막대한 외화를 외국으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이 아닌가.

자립형 사립고등학교가 도입되면 우리나라의 교육이 한꺼번에 바뀌게 될 수 있다는 낙관 때문에 이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자립형 사립고등학교의 설립과 운영을 확대하는 제도가 현재의 공립 고등학교와 일반 사립고등학교 등 공교육 체제의 질을 높이는 것과 반대되는 것이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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