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 앞서 김기현 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태영호 최고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전 비대위원장, 윤 대통령, 김 대표, 김재원, 김병민, 조수진 최고위원.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 앞서 김기현 대표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태영호 최고위원,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전 비대위원장, 윤 대통령, 김 대표, 김재원, 김병민, 조수진 최고위원. ⓒ대통령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당권경쟁 과정에서 내걸었던 ‘연포탕(연대·포용·탕평)’ 기조와는 다른 지도부가 구성됐다. 김 대표는 주요 당직 9명 중 7명을 남성으로 인선했고,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남성인 가운데 지명직 최고위원에 남성을 또다시 임명했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여성 최고위원은 조수진 의원 1명이다. 조 의원이 3위를 하면서 여성 할당제는 적용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는 여성 후보가 4위 득표자 안에 여성 당선자가 없으면 여성 최고득표자 1인을 최고위원에 배정한다. 4명 중 여성이 없으면 4위 대신 5위 이하일지라도 여성 최다 득표자가 최고위원이 된다.

김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통해 지도부에 성별 균형을 맞출 수 있었지만 유승민계의 강대식 의원을 임명했다. 이로써 최고위원 6명 가운데 여성은 1명뿐이다.

주요 당직에서도 9명 중 7명을 남성으로 인선했다. 여성 당직자는 배현진 조직부총장과 김예령 대변인 2명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고위원 7명 중 4명이 여성이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을 시작으로 현재 민주당까지 총 7차례 꾸려진 지도부 중 여성 최고위원 비율이 가장 높다. 고민정·서영교 최고위원 2명이 전당대회에서 선출됐고 서은숙·임선숙 최고위원은 지명직으로 임명됐다.

이에 지도부의 성별 균형 자체를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황훈영 (사)한국여성정치연구소 부소장은 “성별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 보인다. 그것이 가장 문제적”이라고 꼬집었다. 황 부소장은 “당정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밀어붙이는 것으로 봤을 때 남성 일색인 지도부의 탄생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며 “지도부의 성별 균형성을 맞춰야 한다는 것 자체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에게 성별 불균형을 시정하는 노력을 멈추겠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남녀동수 내각·의회에 대한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선진국의 대열로 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정부가 굳이 성 불평등과 불균형의 문제를 야기하는 것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집권 여당의 정치 대표성에서 여성이 위축되는 것은 국민에게 성별 불균형을 시정하는 노력이 멈춰질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또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지도부에서 성별 불균형이 심각해진 것은 그동안 사회에서 성별 균형과 성평등을 위해 추진해온 수많은 정책을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대통령께서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정부가 되겠다고 밝혔는데 사회적 약자 계층을 보면 여성이 가장 많다”며 “이들의 목소리는 정치에서 누가 대변하나”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민의힘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참석해 “우리 당은 우리 번영의 토대인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정당으로서 약자를 따뜻하게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갈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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