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자포리자 원전, 외부전력 끊겨 비상 발전기 가동"
러시아, 오는 13일 유엔과 흑해 곡물 협정 연장 논의

[AP/뉴시스] 9일 새벽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시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가 목격됐다.
[AP/뉴시스] 9일 새벽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시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가 목격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 공격을 해 여러 지역에서 민간인 11명이 숨졌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에서 극초음t속 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9일(현지시각) 새벽 키이우를 비롯한 10곳에 미사일 등의 공격 가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크루즈 미사일 88발과 사헤드 드론 8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크루즈 미사일 34발과 드론 4기를 격추시켰으며 8발은 목표에서 빗나갔다고 주장했다.

BBC는 이번 공격에서 러시아군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에는 방공망을 피할수 있는 극초음속미사일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최근의 대규모 공격중 가장 혹독한 것이었다.  

이날 동이 트기 전 키이우를 비롯해 제2의 도시 하르키우, 서부 르비우, 남부 오데사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음이 들렸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키이우, 폴타바, 르비우, 빈니챠, 이바노-프란키우스크, 테르노필주 등이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우크라이나 언론은 "수미시에서 폭발음이 들렸고, 서부 르비우 상공에선 드론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여러 지역에서 민간인 11명의 사망했다고 말했다.

가까운 남부 전선서 700㎞나 떨어진 서쪽 끝 대도시 리비우시 아파트 건물이 강타 당해 5명이 사망했으며 헤르손시 3명, 동부의 도네츠크주 2명 및 중부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1명 등의 추가 사망이 알려졌다.

부상자도 수도 키이우시 3명, 하르키우주 3명 등 모두 22명이 보고됐다.

이전 일제 공격과 달리 이번 비 전장 지역 미사일 세례는 전날 자정 얼마 후부터 시작돼 오전 8시까지 이어졌다. 북부의 체르니히우주, 수미주, 남서부의 미콜라이우주 및 오데사주, 중부의 자포리자주 및 서부의 이바노프랑키우스크주 등에도 미사일이 날아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7개 주 중 10개 주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에너지 시설을 목표로 한 공격으로 우크라의 전쟁수행 능력을 축소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공격에 군사적 목적이 전무하고 민간인들을 해치고 겁박하려는 의도만 있어 전쟁 범죄에 해당된다고 비난했다.

키이우 화력발전소는 포격 이후 연기가 피어 올랐고, 여러 도시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비탈리 클리츠코 키이우 시장은 텔레그램에 "수도 홀로시우 구역에 폭발이 있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밝히겠다"고 짧게 공지했다. 그는 이후 "2명의 희생자"가 있다고 밝혔는데, 가디언은 사망이 아닌 부상이라고 전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전력망에서 차단했다. 우크라이나 전력회사 에네르고아톰은 성명을 통해 "자포리자 원전과 우크라이나 전력망 사이의 마지막 라인이 차단됐다"며 "운행 연료는 10일치가 남았다"고 밝혔다.

◆ IAEA, "자포리자 원전, 외부전력 끊겨 비상 발전기 가동"

[에네르호다르=AP/뉴시스]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주 에네르호다르에서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이자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주변을 경비하고 있다.
[에네르호다르=AP/뉴시스]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주 에네르호다르에서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원자력 발전소이자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주변을 경비하고 있다.

러시아군 통제 아래 있는 우크라이나 중부의 자포리자 원전이 9일 러시아의 미사일 일제공격 재개로 정상적인 우크라 전력망에서 단절돼 비상 냉각용 전기가 공급되고 있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말했다.

유럽 최대 원전이기도 한 자포리자 원전은 원자로 6기가 있으며 전력 생산 여부와 상관없이 전력 공급을 통해 핵연료 및 사용후 연료의 냉각 상태를 지속해야 원자로 용융 및 방사능 유출 사태가 나지 않는다.

원전 내 발전 능력이 중지된 가운데 외부에서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던 우크라 전력망이 모두 끊어지자 즉시 발전소에 설치된 비상 발전기가 가동되었다는 것이다.

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시설 내 20개의 비상 디젤 발전기가 모두 가동됐다. 이 중 8개가 원전의 필요 전기를 모두 공급하고 있고 나머지는 대기 상태에 들어갔다"는 보도문을 발표했다.

또 원전 안에는 이 발전기들을 15일 동안 돌릴 디젤유가 비축되어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 같은 비상 전력 공급 상황이 6번 째라면서 "행운의 주사위 던지기와 같은 이런 비상 조치가 언제까지 재앙을 막아줄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면서 "이런 식으로 계속 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자포리자주 가운데 드니프로강 변에 위치한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러시아군이 침공 3주 만인 3월 중순 점령해 우크라이나 엔지니어와 직원들을 통솔하고 계속 가동했다. 8월 양측이 원전 주변에 포격을 삼가지 않고 퍼부면서 40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 전력망이 끊어져 내부의 비상 발전기에 의해 냉각이 간신히 유지되었다.

IAEA는 원전과 그 주변을 탈 무장화 및 비 군사지역으로 만들 것을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자포리자 원전의 비상 발전 가동은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며 2주 간의 작업을 거쳐야 외부 전력망과 다시 연결된다.

◆ 러시아, 오는 13일 유엔과 흑해 곡물 협정 연장 논의

[이스탄불=AP/뉴시스]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곡물 수출선 라조니호가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에 들어서고 있다.
[이스탄불=AP/뉴시스]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곡물 수출선 라조니호가 튀르키예 보스포루스 해협에 들어서고 있다.

유엔과 러시아가 오는 13일(현지시각) 흑해 곡물 협정 연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9일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협상은 오는 1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며, 러시아 정부 대표단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과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이 협상에 참석한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곡물 및 비료 수출을 보장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당초 지난해 11월17일이 만료였지만 120일 연장된 바 있다. 이달 18일 다시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러시아는 연장을 거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자국산 곡물과 비료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협정 연장을 위해서 이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카로바 대변인은 "만약 서방이 러시아 곡물과 비료 수출에 대한 부분을 이행하지 않고 시간을 끈다면 연장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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