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 설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비디오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텔레그램
러시아 용병 설립자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비디오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텔레그램

우크라이나 동부 소도시 바흐무트 점령을 앞두고 와그너 용병그룹과 러시아가 긴장관계를 나타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와그너 용병의 설립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텔레그램 성명에서 그의 군대가 탄약을 얻지 못하면 바흐무트 주면의 러시아군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군은 와그너용병을 앞세워 바흐무트를 함락하기 직전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 군 관계자들과 분석가들을 인용해 바흐무트 남쪽의 불레다르 마을 근처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러시아 제155여단의 지도자들이 공격 명령에 저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러시아가 약속한 모스크바가 약속한 탄약을 받지 못하면 바흐무트 근처의 러시아 전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자신의 텔레그램에서 현재 탄약이 부족하며 "우리는 그 이유를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가끔 러시아의 국방장관과 최고 장성들을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달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이 부하들에게 군수품 공급을 보류한 것에 대해 "반역"이라고 비난했다.

지난 토요일에는 와그너 오케스트라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4분짜리 비디오에서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할 경우 정부가 그들을 가능한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고진은 "와그너가 지금 바흐무트에서 후퇴한다면 전선 전체가 붕괴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이익을 보호하는 모든 군사 조직에 상황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우크라이나군 "바흐무트 유지하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군인이 러시아 진지를 향해 박격포를 쏘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에서 군인이 러시아 진지를 향해 박격포를 쏘고 있다.

바흐무트의 우크라이나군 사령관 볼로디미르 나자렌코는 "엄중한 상황에서 전선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자렌코는 텔레그렘에 올린 동영상에서 "바흐무트와 그 주변의 상황은 지옥과 같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6일(현지시각) 바흐무트 지역에서 전날 95건의 러시아군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분석가 올레 즈다노프는 비디오 논평에서 "바흐무트의 상황을 위기"라고 분석했다.
 
전쟁 전 인구 약 7만 명의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가 승리하면 지난해 수십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한 이후 엄청난 비용을 들인 겨울 공세에서 첫 번째 주요 승리가 된다. 러시아는 바흐무트의 승리가 가장 중요한 목표 중 하나인 돈바스 산업 지역의 점령을 완료하기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 러시아 국방장관,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방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 점령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을 방문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6일(현지시각)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과 영상을 통해 쇼이구 장관이 마리우폴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지난 4일 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날짜와 장소 등은 보안 상의 이유로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4일 도네츠크주 러시아군 기지를 비롯해 의료센터와 구조센터, 5층짜리 주거용 건물 12개로 이뤄진 작은 신축 지구 등을 방문했다고 했다.

마리우폴은 전쟁 초기 최대 격전지로, 많은 곳이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아조우 연대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마지막까지 항전했지만 지난해 5월 결국 러시아군에 함락됐다.

또 이번 방문은 러시아 민간 용병 와그너 부대 설립자인 프리고진이 쇼이구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를 비난한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프리고진은 군 지도부가 최전선의 현실과 동떨어진 채 군사적 성과보다 정치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 군 수뇌부와 바그너 그룹 간 균열이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6일 기자들에게 "알다시피, 그 균열은 때때로 공개된 미디어에서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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