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 여성 4분법 - 신간 〈신의 네 여자〉

여성정체성 부정…창녀 마녀 성녀 바보로

~B3-1.JPG

남자를 유혹해 죄에 빠뜨리는 창녀

~b3-2.JPG

악마적 마법에 빠진 마녀

~b3-3.JPG

순교로 인정 받는 성녀

~b3-4.JPG

문맹, 복종이 미덕인 바보

종교의 가부장성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도서출판 여성신문사에서는 최근 가톨릭 교회 여성 잔혹사인 '신의 네 여자'를 출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기 베슈텔(73)은 수세기 동안 서구의 지배문화로 군림해 온 가톨릭이라는 제도종교가 어떻게 여성의 정체성을 왜곡해 유포해왔는지 역사학자의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가톨릭 교회는 그동안 여성에 대해 창녀, 마녀, 자신의 의견을 말할 줄 모르는 성녀, 바보로 규정하고 '열등한 존재인 여자는 침묵하고 복종할 것'을 강요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98년 '여성의 서품 불가' 선언을 통해 여성은 사제로서 활동할 수 없음을 재확인한 것에서도 볼 수 있듯 여성이 가톨릭 교회를 버린 것이 아니라 가톨릭 교회에 의해 여성이 버림을 당한 것이다.

저자 기 베슈텔은 역사학자, 게르만어학자, 반교권주의자로 '육신, 악마 그리고 고해신부'(1995), '마녀: 유럽의 마법파괴의 역사. 기원에서 화형까지'(1997) 등의 저서가 있다.

'신의 네 여자'를 유형별로 분석, 가톨릭 교회에서 여성을 보는 관점과 이를 어떻게 확대, 재구성해왔는지 살펴본다.

창녀 모든 여성은 남자를 파멸시키는 팜므파탈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매춘부들을 필연적이고도 유용한 존재로 여겼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지에서는 교권의 수뇌들이 남자들의 쾌락을 위한 한증막이나 공중 목욕탕을 갖춘 시설물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매춘부의 헌금을 금지하는 등 경멸적인 태도를 취했다. 사제들에게는 보통 여자나 매춘부나 모두 남자를 유혹해 죄에 빠뜨리는 존재였을 뿐이었다.

마녀 여성은 생태적으로 악마적 존재?

마녀사냥은 중세 암흑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수난사다. 1435년 성 도미니크회 독일 수도사 한스 니더가 '개미집'에서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악마의 존재를 그려냈고, 1487년 도미니크회 수사 하이리히 크래머와 야콥 슈프랭거는 '마녀들의 망치'에서 여자들은 천부적으로 약하고 어리석고 음란해서 악마적 마법에 빠지는 성향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이 책을 통해 마녀의 해악성이 널리 유포되고 흉년과 기상재해가 겹치면서 기존 질서에 반항하는 여성들을 중점 대상으로 한 마녀사냥이 촉발되었다.

성녀 학대받고 죽음 당하는 것이 필수조건

초기 기독교 시대에는 성녀가 존재하지 않았다. 당시 어떤 여성도 특권적인 지위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에 성모 마리아나 막달라 마리아도 성녀로 인정받지 못했다. 12세기 말이나 13세기 초 유럽 북부에서 여성 신비주의가 만연하면서 예수와 직접적인 대화를 나눴다는 여성이 늘어났고, 교회는 모든 방법을 총 동원해 여성의 발언을 통제하려 했다. 로마교회는 성 아가타처럼 고통을 당해 순교한 여인들을 성녀로 인정했으며, 신과 대화한 여성보다는 학대받고 이미 죽은 여인들을 선호했다.

바보 문맹, 희생, 복종은 여성의 덕목

교회의 모범적인 여성상은 원죄의 기원을 속죄하기 위해 언제라도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고 사회에서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모습이었다. 교회는 수녀의 교육과 어린아이들의 교육을 제외하고 여자들에게 문자 교육이 필요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기독교의 정수'의 저자 프랑스와 르네 드 샤토브리앙은 '철학공부는 여성의 온순함, 복종, 상냥함에 상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회는 여성이 신학, 수학, 화학, 철학 등을 배우는 것에 경계심을 나타내고 단순한 '전업주부'로 남아있길 원했다.

임영현 기자 sobeit3149@

what is the generic for bystolic bystolic coupon 2013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