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자포리자의 민간인건물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자포리자의 민간인건물 ⓒ우크라이나 국방부 트위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75일을 맞은 5일(현지시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최격전지 바흐무트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이 이날 바흐무트를 3면에서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최근 몇 주 동안 바흐무트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우크라이나군이 힘겨운 버티기를 하고 있다. 전날에도 우크라이나군은 130건의 러시아 공격을 격퇴했으며 바흐무트 전투로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나자렌코 우크라이나 방위군 부사령관은 바흐무트시를 드나드는 주요 경로를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철수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그는 "철수는 없다. 반대로 방어를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증원 배치되고 있다"라며 "(러시아는) 바흐무트를 점령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바흐무트의 인구는 전쟁 전 7만명이었지만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민간인들이 대피하면서 현재는 수천명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도시 밖으로 향하는 도로에 대한 위협이 커지면서 점점 더 대피 작업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크라이나군은 밝혔다.

러시아군은 큰 영토적 이점을 얻지는 못했으나 바흐무트 주변의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에서 철수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군 총참모부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이 여전히 도시를 포위하려 한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지난 24시간 동안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100건 이상의 공격이 격퇴됐다고 밝혔다.

전쟁전 7만5000명이었던 바흐무트를 둘러싼 전투가 6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현재는 4000명 정도만 남아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의 포니아티우카 마을에서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여성 1명과 어린이 2명이 사망했다.

지난 2일 남부 자포리자 한 아파트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어났다.  

◆ 포탄 부족 러시아군, 삽들고 싸워야 할지도

러시아군을 향해 포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 ⓒ세르히 하이다이 도네츠크 주지사 트위터
러시아군을 향해 포격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 트위터

러시아 예비군들이 탄약 부족으로 우크라이나에서 근접 전투를 위해 '삽'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영국 국방부가 밝혔다.

러시아 예비군들은 지난달 말 '총과 삽'으로 무장한 채 우크라이나 진지를 공격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국방부 최근 정보 업데이트에서 말했다.

이는 러시아의 탄환과 폭탄 등 탄약 '실탄' 부족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다고 국방부는 지적했다. 한때 러시아군은 최대 하루 10만 발에 가까운 탄환, 화약 대포를 쏘아 그 10분의 1에 불과한 우크라군을 압도했다.

곡사포, 다중연속 로켓발사기 등 무기보다는 이를 통해 날릴 탄약의 부족이 두 달 전부터 우크라를 지원하는 서방의 군사 현안으로 지적돼 왔다. 이 현상이 러시아군에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 삽은 무기 없이 맨몸으로 맞싸우는 백병전 때 사용되는 구식의 참호 파기용 MPL-50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국방부 말과는 달리 미국 등 나토 동맹의 탄약 비축량이 전쟁 전 준비 부족으로 러시아보다 몇 배나 심각하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도 많다.

러시아군에게는 아직도 1000만 발의 각종 탄약이 있어 탄환과 폭탄 대포를 하루 5만 발을 쏘아대도 200일은 충분히 우크라 진지들을 쑥대밭으로 만들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곧 개시될 것으로 예측되는 러시아의 춘계 대공세에서 러시아군의 탄약이 아직도 우크라 몇 배나 많은 것인지 여부가 드러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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