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임용' 감신대 관계자들에게

손이덕수

여성학자·평화어머니회 대표

20세기로 인류가 진입할 때만 해도, 여성들은 남성중심사회에서 '꽃'처럼 '식물'처럼 숨만 쉬며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자기권리도 주장하며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위한 정치세력화운동도 가능해진 사회로 전환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한국여성을 역사적 무대에 우뚝 서게 한 첫 공로에서 아마도 저 150년 전에 들어온 기독교의 업적을 떼어 놓을 수가 없습니다

여성의 인간화 업적에 '남성-예수님'이 첫 공로자요

역사상 첫 페미니스트라 명명해야할 사건이지요

그리하여 예수와 혼인한 셈 치고 결혼도 포기하고 온통 전도사로, 신학도로, 예수에 홀딱 반한 여성들이 대거 등장하여 급기야는 1200만의 예수쟁이들을 낳지 않았습니까

100년 만에 1000만의 여성신도 수를 만든 것은 하늘이 내리는 상감이죠

그러나 이런 기독교인의 양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는 아직도 여성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차별하는, 말하자면 “여성은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수준에서는 시원스레 탈피를 못하고 있지요

여성-목사허용제를 놓고 (장로교가) 반세기나 여성을 애먹이지 않았습니까

그 뿐인가요. 빛나는 상석엔 늘 남성들이 독점하면서 여성의 희생과 봉사와 순종은 예수를 기쁘게 한다는 '이단'을 찬양해 왔지요

아하! 이번 감리교신학대학에서 보여준 색다른 '성차별'은 또 무엇입니까?

아직 예수의 참뜻을 깨닫지 못하는 일부 기독교인들은 아직도 여성을 남성의 종(?)으로 착각하고, 성차별주의의 깃발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오래된 낡은 깃발을 붙잡고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한 가부장들을 향하여 외친 독일 교회의 위대한 '고해성사'가 오늘의 한국교회를 향해 외쳐 줍니다

"성차별주의는 원죄이다!!" ("Sexismus sit eine Ur-Suende")

이 놀라운 선언은 베를린-여성대회(1975년)에서 독일교회가 2000년 만에 처음 고백한 걸출한 자기회개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100만 명을 마녀로 착각하고 '마녀사냥'을 성업(?)으로 자행한 '살인교회'의 후예들이 여성들 앞에 무릎 꿇고 고백한 자기회개입니다

"성차별주의는 원죄이닷!"

여성들을 끌어내어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들어 놓고, 성직자로 학자로 유능한 인물로 배출 시켜온 감리교와 그 신학교에서 이제 어렵사리 성장하여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펼치고자 몸부림치는 두 여성교수에 대한 '성차별적 예우'를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100여 년의 전도와 교회의 '성업'에 상처를 내는 일일 뿐 아니라 2200만 여성들을 향한 예수의 가르침을 전도시키는 어리석은 소자의 몸짓이기도 하며, 예수 전도의 큰 걸림돌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결국은 페미니스트이신 예수를 또 다시 가부장의 못으로 가슴에 못 박는 처사이기도 합니다

소수자를 들어 쓰는 일, 나누는 일, 자기회개를 하는 일이 곧 '하나님 나라의 큰 잔치'입니다

잔칫상에 '소자들'을 초대해 주십시오

예수와 함께 동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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