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강신숙 Sh수협은행장
“3000억원 이상 수익 시현으로 100년 초석 다질 것”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공감과 감성 코드가 경쟁력”
“여성 최초로 지점장 된 순간이 가장 먼저 떠올라”

강신숙 sh수협은행장 ⓒSh수협은행
강신숙 Sh수협은행장 ⓒSh수협은행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은 입행한 뒤 뛰어난 영업력을 선보이며 ‘여성최초’ 행보를 걸어왔다. 2005년 최연소 여성부장이 된 데 이어 8년 만에 첫 여성 부행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에는 여성 첫 상임이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는 직원 1800여명을 이끄는 Sh수협은행 사상 첫 여성 행장이 됐다. 그가 마음속에 항상 새겨온 ‘낮은 자세로 소통하자’는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 지난해 수협은행은 당기순이익 2900억원을 시현했다. 수협은행은 지난 2016년 12월 1일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돼 공식 출범했다. 취임 100일을 넘어선 강신숙 은행장을 여성신문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현장 소통과 공감을 강조해 현장에서 다져진 마음가짐과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달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열린 ‘2023 수협은행 비전선포식’에서 강신숙 sh수협은행장 ⓒsh수협은행
지난 1월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열린 ‘2023 수협은행 비전선포식’에서 강신숙 Sh수협은행장 ⓒSh수협은행

-Sh수협은행 첫 여성 은행장으로서 소감은.

“지난해 11월 17일 취임 후 쉴 새 없이 일정을 소화해 오면서, ‘CEO 엔도르핀’이라는 것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은행장이라는 자리가 정말 어깨가 무거운 극한직업’이라는 사실도 새삼 느끼고 있다. 40년 넘게 몸담아 온 직장에서 그동안의 노력과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감사와 보람을 느낀다. 100년 수협은행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협동의 가치로 만나는 새로운 금융’이라는 비전 달성, ‘3대 신(新) 가치경영’을 몸소 실천해서 안정적으로 3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수익을 시현하는 자생력 있는 튼튼한 수협은행을 만들겠다.”

-경영철학과 좌우명은.

“경영철학은 ‘이인동심 기리단금 (二人同心 其利斷金)’이다. ‘두 사람의 마음을 합하면 그 예리함은 쇠라도 끊어 낼 수 있다’는 의미로 조직 구성원의 화합을 끌어낼 수 있는 감성과 소통의 리더십 경영을 통해 변화의 시대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조직의 새로운 성과를 이루고자 한다. 수협을 경영하는 데 근본으로 삼는 좌우명은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초심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끈기 있게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한 말이다. 당나라의 시인 이백(李白)이 상의산 노파가 큰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것을 보고 “이렇게 큰 도끼를 바위에 간다고 바늘이 되나요?”라고 물은 것에서 비롯된 고사성어다. 당시 노파의 답은 “그럼, 중간에 그만두지만 않는다면”이었다고 한다. 수협은행이 대형 시중은행과 당당히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강신숙 수협은행장(사진 왼쪽)이 지난 2월 20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통해 전국 19개 금융 본부장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Sh수협은행
강신숙 수협은행장(사진 왼쪽)이 지난 2월 20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통해 전국 19개 금융 본부장들과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Sh수협은행

-보수적이라고 알려진 금융권에서 은행장이 된 본인의 경쟁력은.

“나의 경쟁력이라면 금융 전문성을 기반으로 고객과 함께 마음을 나누는 공감과 감성 코드가 더해져 조금 더 특별해진 것이 아닐까 한다. 누구나 감성을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감성을 십분 발휘해서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사람이 중요하고 고객이든 직원이든 마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진정성을 가지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협중앙회가 Sh수협은행 중심의 지주사 전환을 선언했다. 이에 대한 계획은.

“수협이 협동조합은행 수익 센터 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은행과 함께 안정적인 경영기반이 될 수 있는 비은행업 분야의 자회사 인수가 선결과제라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수협은행과 가장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자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은행장 직속으로 애자일 조직인 ‘미래혁신추진실’을 발족했다. 금융지주 설립을 위해서는 수협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 등 대외기관과 긴밀한 협조 체제를 구축해 신속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수협은행 디지털금융의 경쟁력 강화 계획은.

“수협은행은 ‘고객 중심 디지털 금융 실현’에 목표를 두고,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금융 플랫폼을 만들고자 서비스 확충, 운영 고도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개인 고객을 위해서는 ‘바이오 로그인 도입’, ‘심리스(seamless) 화면’ 구현을 위한 모바일 뱅킹 리뉴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 ‘초개인화’ 마케팅 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NFT(Non-Fungible Token : 교환 불가능한 디지털데이터), 가상자산 분야 등 은행의 비즈니스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 분야에 대해서는 제휴사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력방안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기업고객을 위해서도 전용 디지털 수신상품을 다양하게 출시하고 수협은행의 특화된 경쟁력인 요양원, 건축자금 대출 등을 플랫폼 서비스로 구현할 예정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적용되면 앱(App) 내에서 고객이 △정보탐색 △상담신청 △상품가입 △연계서비스 이용까지 원스톱(one-stop)으로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직장생활한 지 40년이 넘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순간은 여성 최초로 지점장이 된 순간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여성에게 승진의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그런데도 신념과 열정 하나로 이를 극복한 저 자신이 자랑스럽다. 이후 폐점의 위기에 놓인 지점을 전국 1등 영업점으로 만들었던 순간도 잊지 못할 순간이다. 또, 능력을 인정받아 중앙회로 발탁된 순간도 빼놓을 수 없다. 중앙회에서 회원조합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 역시 더없이 보람차고 뿌듯한 일이다.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순간은 은행장에 선임된 그날이다. 악전고투 끝에 이뤄낸 결과라서 인생의 값진 순간으로 영원히 남을 것 같다.”

-‘워킹맘’으로서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

“첫 아이를 가졌을 때의 일이다. 출퇴근 시간이 무려 1시간 30분이나 걸려서 초기 임산부의 체력으로는 무리가 따랐다. 하지만, 동료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출근도 일찍 하고 몸가짐도 더 신경을 썼다. 그러던 중 배가 너무 아파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이대로 무리하면 유산 가능성이 있다며 아이와 직장 중 어느 하나를 택하라고 했다. 아마도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결국, 둘 다 포기할 수 없었고 시어머님과 남편이 저의 마음을 이해하고 더욱더 힘을 내라며 응원해줬다. 영업점에서는 동료 선후배들이 업무를 분담한 덕에 중요한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다.”

-여성리더로서 여성 직장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 한마디.

“예전에 비해 여성을 둘러싼 인식은 한층 개선됐다. 여성이 남성과 단지 젠더의 차이로 차별받거나 더 치열하게 승부해야 하는 궁핍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나 자신을 성장시키며 변화와 도전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기회는 준비된 두뇌만 편애한다’는 아인슈타인의 명언을 무척 좋아한다. 이는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고 살면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다는 의미다.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끊임없이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준비하면 언제 찾아올지 모를 단 한 번의 기회가 왔을 때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다. 특히 역경과 위기가 닥쳤을 때 그 사람의 참모습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준비된 사람은 위기의 순간에 더욱 빛을 발한다.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힘을 키우고 어떤 일에서든 당당하게 맞설 것을 당부드린다. 강단 있게 일하고, 모성애 가득한 여성으로 일인다역을 소화하며 저변을 넓혀가다 보면 분명 원하는 분야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을 것이다.”

수협은행 강신숙 은행장(사진 왼쪽)과 송파구청 서강석 구청장이 지난 1월 19일 ‘사랑해(海) 온정나눔’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h수협은행
수협은행 강신숙 은행장(사진 왼쪽)과 송파구청 서강석 구청장이 지난 1월 19일 ‘사랑해(海) 온정나눔’ 행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h수협은행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2023년 계묘년은 수협은행이 공적자금을 전액 상환한 후 맞는 첫해로 더 특별하고 큰 의미가 담긴 한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엄중한 시기에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은행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깊은 사명감을 느낀다. 저는 올 한해, 은행장 취임 당시 약속했던 ‘자생력을 갖춘 튼튼한 은행’, ‘협동조합은행의 정체성 회복’이라는 두 가지 미션을 완성해 나아가는 데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수협은행 임직원들과 함께 이런 위대한 여정을 시작할 수 있게 돼 더없이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

강신숙 은행장은 지난 44년의 세월 동안 여성 최초의 지점장, 폐점 위기에 놓인 지점을 전국 1등 영업점으로 탈바꿈하고 중앙회에서는 회원조합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왔다. 강신숙 은행장은 1961년생으로 전북 순창 출신이다. 강 은행장은 1979년 전주여상을 졸업하고 수협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 학사와 연세대학교 행정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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