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주부 여성주의 정치학 박사논문 낸 김종미

여성민우회 활동가로 공적선과 자아실현 가능성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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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지도교수와의 갈등으로 학교를 옮기게 되었는데 나는 남아 있으려고 했지만 결국 남편을 따라 가면서 전업주부가 되었죠. 당시 나는 2년 반의 전업주부로서의 경험이 처음이었고, 그 사이 둘째 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허약했기 때문에 전적으로 돌보아주어야 했죠. 심리적으로 내가 성취하고자 하는 공부는 끝일 것 같다는 압박감이 우울증으로 경험되었어요. 그리고 ‘이건 아닌데’ 하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여성학 과목을 듣기 시작했어요”

이번 가을 학기에 이화여대 여성학과에서 박사논문 ‘중산층 주부의 여성주의 정치학과 사회자본 창출에 관한 연구 : 서울 소재 M여성단체 D지회 사례를 중심으로’를 낸 김종미씨는 1982년 결혼 일주일만에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하여 미네소타 주립대학에서 지구물리학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임신과 분만 그리고 남편의 학업이 변화함에 따라 자신의 학업을 중단하게 되었다. 바로 이 경험이 석사논문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면서 1990년 이스턴 미시간 대학 여성학과에서 석사논문을 썼다('성취지향적인 주부들의 우울증에 관한 연구'). 이후 가족관계에서 발생하는 우여곡절로 인해 한국에 돌아와서 자신이 애초에 원했던 공부를 포기하고, 1997년 여성학 공부를 이화여대 박사과정을 통해 시작하게 된다. 이때 참여자이면서 연구자로서, 여성민우회 동북지회 회원, 사업감사, 여성학 소모임 지도, 정책위원 등 여성민우회 활동을 하면서 성별분업이 한계성만이 아니고 자원화되어 시민활동으로 전환되는 가능성을 보게 되었다.

“여성민우회 활동을 통해 제가 발견한 것은 부정적인 시각과 병리적 현상으로 단정하던 우울증을 긍정적으로 바꾸어놓으며 스스로를 자원화하려는 주부들이었어요”

김씨는 자신이 주부를 보는 패러다임이 변화했듯이 여성주의 정치학 방법론은 주부들의 성별분업이 한계성만으로 해석되기보다는 사회자본 창출과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주부집단의 사회적 잠재성을 규명하는 일임을 밝히고자 한다. 그는 논문을 통해 비경제적 형태의 공적 노동에 참여함으로써 공적선을 창출하며, 그러한 이타적 노동의 행위에서 자아실현의 성취감을 경험하는 제3섹터의 주부들의 존재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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