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전
‘1세대 패션 디자이너’ 최경자·노라노·앙드레 김
작품 35벌·아카이브 20여 건 등 전시
오는 4월2일까지

(왼쪽부터) 최경자 패션 디자이너의 타이 넥 드레스, 크롭탑과 플레어 스커트, 앙드레 김의 플리츠 드레스. 서울공예박물관이 오는 4월2일까지 여는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전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왼쪽부터) 최경자 패션 디자이너의 타이 넥 드레스, 크롭탑과 플레어 스커트, 앙드레 김의 플리츠 드레스. 서울공예박물관이 오는 4월2일까지 여는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전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최경자, 크롭탑과 플레어 스커트(1963년) ⓒ이세아 기자
최경자, 크롭탑과 플레어 스커트(1963년) ⓒ이세아 기자

검은 레이스 사이로 촘촘하게 박혀 반짝이는 시퀸(스팽글) 장식이 우아하다. 허리와 뒤트임엔 금사(金絲)로 수를 놓았다. 트임 사이에도 시퀸과 스톤 체인(stone chain)을 달아 화려함을 더했다. ‘한국 패션의 어머니’ 최경자가 1963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친선 패션쇼’에서 선보인 크롭탑과 플레어 스커트다. 시대를 초월한 세련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전설적인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가 1959년 선보인 플레어 드레스도 그렇다. 고운 옥색의 실크 브로케이드 원단에 풀 무늬 자수 장식이 아름답다. 가슴엔 살짝 주름을 잡아 리본으로 마무리했고, 풍성한 플레어 스커트가 잘록한 허리선을 돋보이게 한다. 60여 년 전 디자인이지만 촌스럽지 않다.

노라노, 플레어 드레스(1959년) ⓒ이세아 기자
노라노, 플레어 드레스(1959년) ⓒ이세아 기자
서울공예박물관이 오는 4월2일까지 여는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전 전시장. ⓒ이세아 기자
서울공예박물관이 오는 4월2일까지 여는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전 전시장. ⓒ이세아 기자

우리나라 ‘1세대 패션 디자이너’ 최경자·노라노·앙드레 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서울공예박물관이 오는 4월2일까지 여는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전이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옷의 기능과 구성을 영상으로 펼쳐내는 1부 ‘입다’, 근현대 예복을 통해 옷의 사회적 기능을 살펴보는 2부 ‘드러내다’에 이어 3부 ‘표현하다’에서 최경자, 노라노, 앙드레 김 작품 속 공예 요소를 제작 기법별로 보여준다. 4부 ‘아카이브 Lab’에서는 그들이 직접 착용한 의상, 드로잉과 옷본 등을 볼 수 있다.

서울공예박물관이 오는 4월2일까지 여는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전 전시장. 드레스들 뒤 벽면에 조예령 섬유공예가의 타이벡 작품이 걸려 있다.  ⓒ이세아 기자
서울공예박물관이 오는 4월2일까지 여는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전 전시장. 드레스들 뒤 벽면에 조예령 섬유공예가의 타이벡 작품이 걸려 있다. ⓒ이세아 기자

현대 공예가 3인의 작품도 함께 전시했다. 김계옥 금속공예가는 얇은 금속선과 비딩의 짜임을 통해 현존과 부재 사이의 미묘한 겹침을 표현했다. 문보리 섬유공예가는 옷 주름을 만들 듯 실을 겹쳐 쌓은 부조면을 만들어 복잡한 시간성을 표현했다. 조예령 섬유공예가는 색칠한 타이벡(Tyvek)을 반복적으로 이어 작품을 만들었는데, 벽에 걸린 모습이 아플리케 장식 같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이번 기획전시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복식에 담긴 공예요소와 1세대 패션 디자이너들의 장인정신을 탐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향후 공예전문박물관으로서 공예와 패션에 이어, 공예와 미술, 공예와 건축 등 다양한 ‘공예융복합전’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람료 무료.

 

우리나라 ‘1세대 패션 디자이너’ 최경자·노라노·앙드레 김은

패션 디자이너 최경자와 딸 신혜순 한국현대의상박물관장.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패션 디자이너 최경자와 딸 신혜순 한국현대의상박물관장.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최경자(1911~2010)는 1937년 국내 최초로 함흥에 ‘은좌옥’ 양장점을 열었고, 1939년 패션전문교육기관인 ‘국제패션스쿨’을 설립했다. 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 창립 등 한국 패션의 활성화와 인재 양성에 힘썼다.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패션 디자이너 노라노.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노라노(1928~ )는 1947년 미국 유학 후 1952년 서울 명동에 ‘노라노의 집’을 개업했고, 1956년 국내 최초로 반도호텔에서 패션쇼를 열었다. 1974년 한국 브랜드 최초로 미국 메이시스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국내 소재 개발과 해외 진출에 앞서갔다.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김. ⓒ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앙드레 김(1935~2010)은 최경자의 ‘국제패션스쿨’에서 수학 후 1962년 ‘살롱 앙드레’를 설립했다. 1966년 파리에서 한국인 최초로 패션쇼를 개최하는 등 한국 패션을 세계에 알리는 데 공헌한 업적으로 2010년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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