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AI ‘챗GPT’, 편의성과 전문성 갖춰
원하는 정보 요약 제공, 관련 정보 제안하기도
미흡한 번역, 편견 조장 등 우려 사항 있어
기업·전문가, “AI 악용 시 처벌 필요"

2023년 2월 2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질문하고 챗 GPT가 대답한 출간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2월 27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질문하고 챗 GPT가 대답한 출간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 개발업체 오픈AI(Open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챗GPT’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번역이 미흡하고 악용될 소지가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 

사람과 대화하듯… 편의성·전문성 강점

챗GPT(ChatGPT)는 지난해 11월 인공지능 개발업체 오픈AI가 출시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다. 이용자와 주고받는 대화에서 질문에 답하도록 설계됐으며, 온라인 상의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이메일과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이메일 인증만 거치면 곧바로 챗GPT와 대화할 수 있는 화면이 나온다. 하단의 검색창에 “저녁 메뉴 추천해줘”와 같이 대화체로 질문을 입력하면 여러 예시를 소개한다. 조리법도 척척 답한다. 

챗GPT에게 추천받은 저녁메뉴와 스테이크 조리법 ⓒ챗GPT 캡처
챗GPT에게 추천받은 저녁메뉴와 스테이크 조리법 ⓒ챗GPT 캡처

챗GPT가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편의성과 전문성을 모두 잡은 검색결과를 제공하는 데 있다. 키워드를 입력해 나오는 수많은 데이터를 일일이 찾아야 하는 기존 검색엔진과 달리 일상적인 대화를 입력하면 맥락을 분석해 원하는 정보를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한다.

답변에 더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관련 정보를 함께 추천해주기도 한다. 기자가 “고단백 식사를 추천해달라’고 질문하자 메뉴 추천 외에도 고단백 식사의 장단점을 소개하고 의사 및 영양사의 조언을 받으라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시와 가사 등의 창작 활동이 가능하고, 학교 과제나 기업 보고서를 수 초 만에 작성하는 등 인간의 영역이라 평가받던 작업들을 전문가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행할 수 있다.

미흡한 번역·편견 조장 해결할 수 있을까

비영어권 이용자를 위한 개선안을 물었더니 영어로 된 개선안을 받았다. ⓒ챗GPT 캡처
비영어권 이용자를 위한 개선안을 물었더니 영어로 된 답신을 받았다. ⓒ챗GPT 캡처

한글로 질문했을 때 영어로 답변하는 경우가 잦다는 점은 챗GPT를 이용하며 가장 불편했던 부분이다. 챗GPT가 학습한 데이터가 영어 중심이다 보니 비영어권 언어로 질문하면 답변이 중간에 끊기거나 영어로 답하는 등의 오류가 생긴다. 번역을 요청하면 기존 답변을 번역해주지만 문장이 어색하거나 번역이 멈추곤 했다.

기존 인공지능 서비스들이 계속해서 지적받았던 소수자 혐오 조장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까. 챗GPT에 편견 확산과 가짜 정보에 대한 대책을 질문하자 “챗GPT를 훈련하는데 사용된 데이터베이스에서 혐오 표현과 차별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훈련 과정도 편견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최신 정보와 과학을 더 정확히 이해하겠다”는 답변이 나왔다.

기자가 “여성들이 차별받고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차별은 많은 나라에서 이루어진다. 여성의 차별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챗GPT 캡처
기자가 “여성들이 차별받고 있는가”라고 질문하자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차별은 많은 나라에서 이루어진다”고 답했다 ⓒ챗GPT 캡처

실제로 기자가 “여성들은 차별받고 있어?”라고 질문하자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차별은 많은 나라에서 이루어진다. 여성의 차별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흑인이 타 인종보다 운동을 더 잘하는가”라는 질문에도 “농구의 기술에서 특정 인종이 우위를 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기업·전문가 “AI 악용 시 처벌 필요”

기업 자체적으로도 노력하고 있지만, 대화형 AI가 내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도구들이 오용되거나 나쁜 행위자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며 “규제 기관과 정부 외에도 모든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 속도에 비해 AI를 둘러싼 윤리 기준과 정부 정책은 미비한 상황이다. EU에서 개인정보침해·데이터 무단 수집 등의 인공지능 악용을 처벌하는 규제안이 발표됐으나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미국과 한국은 각각 ‘AI 권리장전 청사진’, ‘국가인공윤리기준’을 발표하며 AI 기술의 원칙과 요건을 제시했으나 강제력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대화형 AI가 가져올 치명적인 문제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장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대화형 AI를 통해 가짜 뉴스나 악성 코드처럼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들을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며 “AI 기술을 범죄로 악용하는 경우에는 처벌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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